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작년 하반기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지키지 못할 전망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화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건전성 분류 지침과 기업 상시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어서 예보가 이 같은 특수요인을 감안할지 주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일 "작년 하반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예보의 MOU목표치를 초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작년 상반기에 MOU목표비율을 달성하지 못해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기업 상시 구조조정과 PF충당금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MOU상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목표치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재무목표인 연결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총자산순이익률(ROA),판매관리비용률,1인당 조정영업이익 등은 모두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작년 9월 말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말에도 2%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예보와 맺은 MOU의 목표치(9월 말 1.2%,12월 말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2분기와 2009년 3분기에도 MOU를 달성하지 못했었다.

우리은행이 MOU 목표를 지키지 못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제재 강도에 따라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줄이거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보는 우리금융은 반기,계열 은행(우리 · 경남 · 광주은행)은 분기별로 달성해야 할 재무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호산업 벽산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등의 워크아웃과 금융당국의 PF충당금 강화 정책에 맞춰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다보니 부실채권이 늘어났다"며 "정부의 정책으로 경영 목표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예보 측에 이를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영향으로 우리금융도 작년 하반기 순고정이하여신비율(목표치 1.3%)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금융 역시 2008년과 작년 상반기 MOU달성에 실패했다. 반면 경남 · 광주은행은 MOU목표치를 모두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MOU목표치는 2009년 1분기에 확정된 것"이라며 "이후 상황과 정부 방침이 변해 부실채권이 늘어난 만큼 특수 요인을 감안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MOU이행 점검 때 이 같은 정책적 상황을 반영할지 여부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