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세미콘은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가 요구하는 플립칩 소형화에 최적화된 기술을 갖고 있죠."

박노만 엘비세미콘 대표이사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범프 소형화 기술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엘비세미콘은 2000년에 설립된 반도체 플립칩 범핑 기업이다. 회사 측은 플립칩 범핑이란 웨이퍼에 금이나 솔더 등을 이용해 구형 또는 육면체 모양의 범프(돌기)를 만든 뒤 이를 기판이나 보드에 접합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금을 이용한 골드 범핑은 평판 디스플레이에, 주석 화합물을 사용한 솔더 범핑은 카메라 모듈에 사용된다.

박 대표는 "엘비세미콘은 범핑 크기를 기존 대비 3분의 1로 줄였다"며 "이에 따라 플립칩의 고집적화는 물론 원재료비 상승을 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골드 범핑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엘비세미콘은 전체 원재료비 중 92%를 금이 차지하고 있어 금 가격 변동에 생산 단가가 달라질 수 있다.

박 대표는 "온스당 평균 금값은 2009년 972달러에서 2010년 3분기 1307달러로 뛰었지만 엘비세미콘의 골드 범핑 부문 재료비 원가율은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상 공모자금 320억원~360억원으로는 솔더 범핑의 생산 확충을 위한 설비 및 부지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카메라폰의 생산 증가와 함께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용 범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솔더 범프 수요는 지난해 65억2900만개에서 올해 80억3400만개로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엘비세미콘의 경영상황이 언제나 밝았던 것은 아니다. 엘비세미콘은 2004년 삼성의 수직계열화 등으로 수익이 악화돼 법정화의에 들어갔다.

2005년 LG가(家)의 방계인 구본천씨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법정화의가 종결, 실적도 개선돼 2007년 마이너스이던 영업이익률이 2008년 20.6%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엘비세미콘의 영업이익률은 26.2%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53억7400만원, 영업이익은 145억1000만원이다.

공모주식수는 800만주이며, 공모가 밴드는 4000~4500원이다. 오는 12, 13일에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를 예측한 뒤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