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YS의 '손 벌리는'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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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주인공은 청주여자교도소에서 화훼 직업 훈련을 받는 김씨.그는 동료 재소자 11명과 함께 1750원짜리 우표 18장,250원짜리 우표 691장 등 총 742장의 우표(20만5550원어치)를 공동모금회로 보냈다. 현금 소지가 금지돼 있는 교도소 내부에서는 우표가 현금처럼 유통된다. 재소자들은 적은 돈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기부를 한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일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비롯한 자신의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신년 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 산다"며 "자식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뒤 그의 재산이 총 얼마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부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총 50여억원.이 중 일부는 거제시에,나머지는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에 기부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삼 민주센터'가 하는 일은 여러가지다. 주요 사업엔 김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건립,전시 및 홍보사업,연구교육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50억원 정도의 돈으로는 제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웠던지 한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했다. '김영삼 민주센터' 측은 이 경제단체에 공문을 통해 2014년까지 총 사업비 180억원이 필요한데 국고보조로 54억원을 충당하고,나머지 126억원 중 100억원을 기업들의 모금으로 채울 계획임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하려는 사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업들로부터 갹출까지 받아가면서 사업을 한다는 대목에선 어쩐지 기부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념센터 사업을 위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돈을 기업들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죽으면 끝'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오히려 이번 기념센터 건립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길 욕심을 내시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박신영 정치부 기자 nyusos@hankyung.com
그로부터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일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비롯한 자신의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신년 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 산다"며 "자식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뒤 그의 재산이 총 얼마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부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총 50여억원.이 중 일부는 거제시에,나머지는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에 기부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삼 민주센터'가 하는 일은 여러가지다. 주요 사업엔 김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건립,전시 및 홍보사업,연구교육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50억원 정도의 돈으로는 제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웠던지 한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했다. '김영삼 민주센터' 측은 이 경제단체에 공문을 통해 2014년까지 총 사업비 180억원이 필요한데 국고보조로 54억원을 충당하고,나머지 126억원 중 100억원을 기업들의 모금으로 채울 계획임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하려는 사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업들로부터 갹출까지 받아가면서 사업을 한다는 대목에선 어쩐지 기부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념센터 사업을 위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돈을 기업들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죽으면 끝'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오히려 이번 기념센터 건립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길 욕심을 내시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박신영 정치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