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한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6일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추진 소식에 KB금융 우리금융 등 은행주 주가가 줄줄이 급락하자 시장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시장원리가 아니라 은행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저축은행 인수가 추진되자 은행주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금융주 244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관건은 저축은행 인수가 향후 은행들의 펀더멘털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다. 이에 따라 은행주의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금천구 서민금융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저축은행 인수가 (은행주) 주가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재는 분명 아니다"는 반응이다. 다만 악재로서 파급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어떤 저축은행을,어떤 방식으로 인수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면 은행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인수가 경우에 따라 은행들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적이나 주가 전망을 낮출 이슈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은행주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고,실적 또한 1분기부터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이런 호재들에 비춰보면 저축은행 인수는 작은 악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은행주 급락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보다는 작년 연말 이후 단기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짙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