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감독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데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확산된 이후 대책 마련에 나섰고,문을 닫아야 할 저축은행들을 다른 저축은행들이 인수 · 합병(M&A)하기만을 기다렸다.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량 저축은행들이 동반 부실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2007년 9월 한진저축은행을,한국저축은행은 그해 10월 부민저축은행을,다음 해 말 현대스위스가 중부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특히 당시 업계에서 가장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평가받던 부산저축은행은 PF 부실이 커 적기시정 조치를 받았던 대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을 한꺼번에 인수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부산 양풍저축은행을,미래저축은행도 작년 적기시정 조치를 받았던 전북 한일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로 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은 나중에 잠재부실이 드러나 작년 대규모 적자를 내야 했다. 지난해 9월 말 솔로몬 한국 부산 저축은행 등 대형 3사는 10년 만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부산저축은행은 다시 중앙부산과 전주(옛 고려)저축은행을 매물로 내놨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인수한 대전저축은행은 작년 12월 적기시정 조치를 받았다.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형사들은 불만이 커졌다. 이 때문에 부산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