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주식 시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 관련주였다. 선진국(미국 · 유럽) 경기는 좋지 않았지만 중국이 이머징 아시아 경기를 이끌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준 효과였다. 자동차 화학 조선 기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선진국과 이머징 아시아의 경기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2011년에도 중국 관련주가 주도주 역할을 할까. 중국 관련주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많이 희석돼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력은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주도주 경쟁은 작년의 패자부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부진했던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도주 후보군 중 대표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이다. 반도체는 모바일 혁명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이 눈부신 성장세이고,D램 시장은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이 승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 사이클의 상승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도 매우 긍정적이다.

그 다음으로 내수주인 금융(은행 증권 보험)과 건설이다. 1~2월 중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성 항목이 주로 내수 관련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그룹의 지원을 받는 중소형주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주가 갭도 역사적으로 가장 크고,장기간 소외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무엇보다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相生)정책도 그렇고,넘치는 유동성이 중소형주로 흘러넘치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가 기대된다.

양기인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