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식품안전] 아직도 배고픈 지구촌…"더 많이 더 안전하게" 메이저 종자기업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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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파프리카 종자 금값의 2배
700억弗 시장 10대社가 장악
10년새 점유율 14%→64%로
파프리카 종자 금값의 2배
700억弗 시장 10대社가 장악
10년새 점유율 14%→64%로
전 세계에서 식품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는 와중에도 더 많은 식량 수확,보다 안전한 식품 확보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식품값 폭등에 따라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현재 식량 생산량으로는 증가하는 지구촌 인구를 먹여 살리기에 부족하다. 유엔은 2050년엔 세계 인구의 30%인 30억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량위기를 해결하고 보다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각종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선 다국적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메이저 종자기업은 불황 무풍지대
지난해부터 치솟은 금 1g 가격은 현재 5만원 선.샐러드의 재료로 흔히 쓰이는 파프리카 종자 1g 가격은 같은 무게 금값의 두 배가 넘는 12만원에 육박한다. 종자산업은 그만큼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종자산업의 규모는 약 700억달러(79조원)로 추정된다. 특허 등 종자와 연계된 산업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현재 미국의 몬산토를 비롯해 듀폰,스위스의 신젠타 등 기술과 자본이 풍부한 다국적 기업들의 과점 현상이 심화되는 분야가 종자산업이다. 1996년 14%에 불과했던 글로벌 10대 종자기업의 점유율은 2007년 64%까지 급상승했다. 메이저 종자기업들은 최대 10년까지 걸리는 종자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체 간 인수 · 합병(M&A) 및 전략적 제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 최대 종자업체인 몬산토가 대표적이다. 몬산토는 1990년 중반 이후 20개 이상의 업체를 인수했고,2005년엔 세계최대 채소 종자업체인 세미나스를 인수하면서 독보적인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몬산토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매출 117억달러,순이익 21억달러를 달성했다. 2,3위 업체인 듀폰과 신젠타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통해 몬산토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아시아 종자업체의 인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 외환위기 당시 국내 4대 종자업체였던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종묘 청원종묘 등이 모두 몬산토,듀폰,신젠타에 인수된 바 있다.
◆종자 특허 분쟁도 치열
종자 특허 분쟁도 치열하다. 업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몬산토와 듀폰 간 특허 분쟁이다. 화학기업을 모태로 현재 세계 종자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두 업체 간 소송의 핵심은 몬산토의 원천 유전자변형(GM) 기술인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를 듀폰이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라운드업 레디는 미국에서 제초제로 널리 쓰이는 '라운드업'에 곡물이 내성이 생기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기술이다.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콩과 면화의 80%,옥수수의 70%가 라운드업 레디 제품일 정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듀폰은 몬산토가 개발한 이 기술에 자사 GM기술인 '옵티멈(optimum) GAT'를 결합한 신제품을 2008년 출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몬산토는 특허 침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 세인트루이스 연방법원은 몬산토의 손을 들어줬으나 듀폰은 이에 항소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몬산토는 최근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카길과도 손을 잡으면서 곡물의 가공 · 유통 단계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몬산토가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독점 지위를 더욱 굳힐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GM 기술 안전성 논란 계속돼
몬산토를 비롯한 메이저 종자업체들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들 업체가 전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종자업체들이 시장 독점을 통해 종자 가격을 마음대로 조종하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이 급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M 기술에 대한 안전성 여부도 논란거리다. 1994년 미국에서 GM 기술이 적용된 토마토가 최초 개발된 이후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종자업체들은 생산량을 몇 배씩 늘릴 수 있는 GM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종자시장에서 차지하는 GM 종자 비율은 2007년 20%에서 2015년엔 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식량위기를 해결하고 보다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 차원에서 각종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선 다국적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메이저 종자기업은 불황 무풍지대
지난해부터 치솟은 금 1g 가격은 현재 5만원 선.샐러드의 재료로 흔히 쓰이는 파프리카 종자 1g 가격은 같은 무게 금값의 두 배가 넘는 12만원에 육박한다. 종자산업은 그만큼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종자산업의 규모는 약 700억달러(79조원)로 추정된다. 특허 등 종자와 연계된 산업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현재 미국의 몬산토를 비롯해 듀폰,스위스의 신젠타 등 기술과 자본이 풍부한 다국적 기업들의 과점 현상이 심화되는 분야가 종자산업이다. 1996년 14%에 불과했던 글로벌 10대 종자기업의 점유율은 2007년 64%까지 급상승했다. 메이저 종자기업들은 최대 10년까지 걸리는 종자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체 간 인수 · 합병(M&A) 및 전략적 제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 최대 종자업체인 몬산토가 대표적이다. 몬산토는 1990년 중반 이후 20개 이상의 업체를 인수했고,2005년엔 세계최대 채소 종자업체인 세미나스를 인수하면서 독보적인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몬산토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매출 117억달러,순이익 21억달러를 달성했다. 2,3위 업체인 듀폰과 신젠타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통해 몬산토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아시아 종자업체의 인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 외환위기 당시 국내 4대 종자업체였던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종묘 청원종묘 등이 모두 몬산토,듀폰,신젠타에 인수된 바 있다.
◆종자 특허 분쟁도 치열
종자 특허 분쟁도 치열하다. 업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분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몬산토와 듀폰 간 특허 분쟁이다. 화학기업을 모태로 현재 세계 종자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두 업체 간 소송의 핵심은 몬산토의 원천 유전자변형(GM) 기술인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를 듀폰이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라운드업 레디는 미국에서 제초제로 널리 쓰이는 '라운드업'에 곡물이 내성이 생기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기술이다.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콩과 면화의 80%,옥수수의 70%가 라운드업 레디 제품일 정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듀폰은 몬산토가 개발한 이 기술에 자사 GM기술인 '옵티멈(optimum) GAT'를 결합한 신제품을 2008년 출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몬산토는 특허 침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 세인트루이스 연방법원은 몬산토의 손을 들어줬으나 듀폰은 이에 항소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몬산토는 최근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카길과도 손을 잡으면서 곡물의 가공 · 유통 단계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몬산토가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독점 지위를 더욱 굳힐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GM 기술 안전성 논란 계속돼
몬산토를 비롯한 메이저 종자업체들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들 업체가 전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종자업체들이 시장 독점을 통해 종자 가격을 마음대로 조종하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이 급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M 기술에 대한 안전성 여부도 논란거리다. 1994년 미국에서 GM 기술이 적용된 토마토가 최초 개발된 이후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종자업체들은 생산량을 몇 배씩 늘릴 수 있는 GM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종자시장에서 차지하는 GM 종자 비율은 2007년 20%에서 2015년엔 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