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7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현대자동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사실상 확정됐다.

이날 회의에는 9개 채권회사 중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제외한 외환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8곳이 참석,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채권단은 다음 주 중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4~5주에 걸쳐 현대건설에 대한 정밀실사를 벌인 뒤 본계약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2월 중 주식매매계약(본계약) 체결에 이어 4월까지 인수대금 납부 등 모든 매각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각가격은 실사를 거친 뒤 협상을 통해 최종 정해진다. 기준점은 현대차그룹이 본입찰 때 써낸 5조1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자동차와 철강,건설을 미래 3대 핵심 성장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현대건설을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을 핵심으로 하는 세계적인 종합 건설회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총 10조원을 투자해 외형을 다섯 배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한 현대그룹과 이행보증금(2755억원) 반환 문제나 현대상선 지분 관련 중재안 등을 협의하기 위한 대화 창구를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태훈/김수언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