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3조1000억~3조2000억)를 밑도는 3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자 주가는 장 시작하자마자 약세로 반응했다. CS증권, 도이치증권, UBS증권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주가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분석과 4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한때 2070선을 밑돌며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기관이 IT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반등하고 있다.

4분기 어닝시즌이 사실상 시작됐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도 10일 장마감후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본격 개막된다.

실적시즌은 주가의 추가 상승과 차익실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개선보다는 경기회복 기대감에 초점이 맞춰지면 주식시장이 상승했다"며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와 첫 포문을 여는 미국 알코아의 실적발표는 주식시장이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어 어닝시즌도 전반적으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불안불안한 한국의 실적시즌 대신 미국의 어닝시즌에서 대응할 전략을 찾아본다면 IT와 금융업종이 그 수혜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의 경우 업종별 온도차가 존재할 것"이라며 "철강, 에너지 등 소재업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금융주와 IT주는 업황 바닥에 대한 기대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 증시에도 일정부분 이들 업종과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과 함께 미국의 경기전망 개선에 따른 업종별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개선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개선은 올해 국내 수출이 두 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마 연구원은 "특히 전자부품(반도체 등),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또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업종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시즌이 '울고 싶을 때 뺨 때리는' 주가 조정 빌미가 될지,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어 낼지 부진한 출발 이후 본격적인 레이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