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식품안전] 獨 다이옥신 계란 파문…美 식품테러 공포…中 '멜라민 분유'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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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독일 마요네즈·과자 수입…全유럽 '계란 가공품' 공포
중국, 乳제품 규제 강화…영세업체 퇴출 추진
식품안전법 70년 만에 개정…美, 생산자 책임 크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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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법 70년 만에 개정…美, 생산자 책임 크게 강화
국내에선 구멍 뚫린 방역대책 탓에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도 먹을거리 안전이 연초 핫이슈가 되고 있다. 독일에선 다이옥신에 오염된 계란과 닭이 발견되면서 계란 판매가 중단되고 대규모 가금류 살처분이 실시된 '계란 스캔들'로 시끄럽다. 이와 함께 유럽 각국에 수출된 마요네즈와 과자 등 계란을 원료로 한 2차 가공품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선 알카에다의 식품 테러가 최고의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불량식품 국가'로 오명이 높은 중국에선 '멜라민 분유 사태' 후속대책으로 유제품 생산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베트남도 구제역 공포에 휩싸였다. 일간 뚜오이쩨는 지난 5일 현재 선라, 꽝응아이 등 15개 지역에서 구제역 발생이 신고됐다고 7일 보도했다.
◆'계란 스캔들' 2차 가공식품으로 확대
독일은 신년 초부터 유독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된 계란과 닭이 대량 발견되면서 식품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6일(현지시간) "다이옥신 오염 사태가 처음 불거진 니더작센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 전역 4709개 농장이 폐쇄조치됐다"며 "특히 양계장과 돼지사육 농가의 피해가 크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에 있는 사료업체 할레스운트옌취가 다이옥신에 오염된 가축용 사료를 생산하면서 다이옥신을 대거 함유한 계란과 닭고기가 시장에 대량 방출됐다. 지금까지 15만t의 오염사료가 닭과 칠면조,돼지에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이옥신 파문은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할레스운트옌취 사료를 많이 쓰던 니더작센주를 비롯,바덴뷔르템베르크,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튀링겐,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 등에서 피해 농가가 나오고 있다.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는 허용치의 10배가 넘는 다이옥신이 검출된 계란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독일 내 각지에서 수십만개의 계란 유통이 중단됐고 가금류를 중심으로 대규모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독일농업인협회 자료를 인용,"독일 농민 1인당 지난 한 주 동안 3만유로(4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내 '계란 스캔들' 파문은 유럽 각지로도 확산되고 있다. 독일산 계란으로 만든 마요네즈와 과자류는 이미 수년간 네덜란드로 대량 수출됐다. 작센안할트주 한 농장에서만 지금까지 오염된 계란 13만개가 네덜란드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여기에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독일산 오염 계란 성분을 함유한 2차 가공식품 최소 14t이 영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히는 등 피해지역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 · 미국서도 식품 안전에 비상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로 먹을거리 안전문제가 크게 불거졌던 중국에선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강경조치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당시 '멜라민 분유'를 먹은 유아 6명이 사망하고 30만명이 신장결석이나 배뇨질환을 앓으면서 중국 낙농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급전직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중국의 식품안전 문제를 책임지는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의 즈수핑(支樹平) 국장이 '모든 우유 가공업체가 올해 안에 면허를 다시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유아용 분유를 제조하는 업체의 경우 규모가 영세하거나 생산여건이 열악하고 품질보장이 취약한 곳 등을 관련법에 따라 퇴출 또는 폐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알카에다가 미국 주요 음식점에 독극물 테러를 실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CBS는 미 정부 관료의 발언을 인용,"미 정부는 알카에다가 미국 내 주요 호텔 뷔페와 샐러드바 등에 독극물을 퍼뜨리는 식품 테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4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식품안전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미 의회는 지난 연말 먹을거리에 관한 식품안전법을 70년 만에 소비자 중심으로 대폭 개정했다. 이 법안에 따라 식품 안전에 관한 책임을 정부가 아닌 생산자나 유통업자가 최종적으로 지게 됐다.
한편 이탈리아 뉴스통신인 안사는 "토스카나주 항구도시 리보르노의 한 호스피스병원에서 44세 여성 인간광우병 환자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 인간광우병 사망자가 나온 것은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다이옥신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만배 강한 독극물.주로 석탄 석유 담배 등을 태우거나 농약 등 화학물질 제조공정에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최대 허용 섭취량을 몸무게 1㎏당 1~4pg(피코그램 · 1조분의 1g)으로,한국은 4pg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