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타대회 우승자와 미국 PGA투어 최장타자 가운데 어느 쪽이 볼을 멀리 날릴까.

미국 PGA투어 시즌 개막전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주최 측은 대회에 앞서 이벤트로 내로라하는 장타자들을 불러 누가 볼을 멀리 치는지 우열을 가렸다. 샷 대결은 6일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에서 벌어졌다.

참가자는 2008~2009년 리맥스 월드롱드라이브챔피언십 우승자 제이미 새들로스키(23 · 캐나다)와 미국 PGA투어의 장타자 로버트 개리거스(34),부바 왓슨(33),더스틴 존슨(27 · 이상 미국) 등 4명.

새들로스키는 2009년 월드롱드라이브챔피언십 결승에서 418야드,예선에서 434야드(약 395m)를 날리며 2년 연속 세계 최장타자에 올랐다. 2010년 대회에서는 준결승전에서 388야드를 날려 396야드를 보낸 조 밀러(잉글랜드)에게 져 대회 3연패가 좌절됐다. 개리거스,왓슨,존슨은 각각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15.5야드,309.8야드,308.5야드로 미국 PGA투어 장타랭킹 1~3위에 오른 선수들이다. 이날 '빅 쇼'는 4명이 둘씩 맞붙어 결승 진출자를 가린 후 두 명이 최종 우승 다툼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준결승에서 개리거스와 존슨이 탈락하고 새들로스키와 왓슨이 최장타자 자리를 놓고 1 대 1로 맞붙었다. 각각 볼 세 개를 쳐 페어웨이에 떨어진 것만 측정 대상으로 삼았다.

왓슨은 새들로스키에게 적수가 되지 못했다. 새들로스키는 세 번의 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떨궜고 거리도 402야드,394야드,407야드로 왓슨을 가볍게 제압했다. 왓슨이 결승에서 기록한 최고치는 새들로스키의 최저치(394야드)에 턱없이 모자라 게임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새들로스키는 클럽챔피언을 지낼 정도로 '고수'다. 180㎝ 75㎏의 체격으로 시속 134마일에 달하는 헤드스피드를 낸다. 그래서 별명이 '슈퍼 변종'이다. 주위에서 '투어 프로로 데뷔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롱드라이브챔피언십을 다섯 번 제패한 제이슨 주백의 기록을 깬 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