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부터 대학에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전용 학과가 개설되고 입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의 70%가량이 국비로 지원된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계약학과 4년제 학사과정,2년제 전문학사과정을 만들어 하반기에 입학생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청은 그동안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별도의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사과정을 개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기청은 상반기 중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거쳐 지역별로 참가 대학을 정하고 대학에 해당 학과를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전국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10여개의 대학을 선정하고 첫해인 올해 200명 안팎을 모집할 예정이다. 등록금과 설비비,인건비 등을 정부가 70%가량 지원한다.

반도체공학,메카트로닉스공학 등 이공계를 중심으로 학과 개설이 이뤄진다. 입학 대상은 중소기업에서 5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며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출신은 우대할 방침이다.

정부가 학사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는 특성화고의 대학 진학률이 70%를 웃돌 정도로 '청년 전문인력을 산업계로 유도한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하고 있는 데다 대기업 선호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고학력을 선호하는 사회 풍토 때문에 특성화고를 나온 후 일부러 대학에 진학하는 고졸자가 적지 않다"며 "앞으로는 고교 졸업 후 중소기업에서 일하더라도 충분히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청은 이와 함께 중기청 소관 마이스터고의 커리큘럼을 바꿔 철저하게 산업전문인력 육성체제로 바꾸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목은 일부 삭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이스터고의 대학 진학률을 특성화고 평균 수준 이하로 낮춰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