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블루 이코노미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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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말이 없어질 정도로 한반도에 연일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바람까지 부는 매서운 겨울 날씨인데도 아침 출근길에 '자출족' 몇 명을 보았다. '자출족'이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가만히 있어도 코가 빨개지고 입이 얼어붙는 날씨에도 자전거로 일터에 나오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나 역시 자출족이다. 경영자로서 잦은 저녁 약속과 모임 때문에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지는 못하지만,여건만 되면 페달을 밟는다. 주중에는 약 한 시간을 달려 출퇴근을 하고,주말에는 자전거 동호회 직원들과 함께 한강을 따라 양평까지 갔다 오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도로도 부족하고 차량 때문에 위험하다고 만류하기도 하지만,안장 위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은 즐거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계속 이어지는 강줄기와 논밭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아르키메데스처럼 '유레카'를 외치기도 한다.
강남에는 회원권 값이 몇 천 만원에 달하는 헬스클럽도 있다는데,자전거는 동전 한 푼 쓰지 않고 가족과 함께 건강을 챙기기에도 적합하다. 아무리 가파른 오르막길이라도 쉬지 않고 페달을 한 바퀴,또 한 바퀴 밟다 보면 꼭대기에 오르게 되고,이어 내리막에 들어서면 상쾌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경제인의 시각으로 보자면,자전거를 타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참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 찻길과 나란히 뻗어 있는 자전거 길에서 꽉 막힌 주말 교통체증을 보고 있노라면,자동차는 가만히 서 있어도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데 반해 달리고 있어도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야말로 녹색경제 시대에 일반 국민이 생활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녹색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전거뿐만 아니라 지능형 전력망 즉 스마트그리드(smart grid)가 꼭 언급된다. 몇 달 전부터는 TV에도 자주 소개돼 일반 국민도 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풍력발전이 스마트그리드의 일부라는 점을 알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선진국들은 벌써 녹색경제를 넘어 블루 이코노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블루 이코노미는 오염원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경제를 건설하는 것으로 자연의 방식대로 자원을 확보하고 순환하는 생산체계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서 버섯을 키우고 버섯 찌꺼기는 사료로 사용하는 순환모델도 있고,안개를 이용해서 물 부족을 해결하는 스페인 최남단 엘이에로 섬 사례도 있다.
지금 당장 모든 사람에게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옆집에 사는 김 · 이 · 박 · 최 · 정씨들과 함께 사무실과 가정에서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해 보자.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고,자출족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주말에 자전거를 타며 건강을 챙기는 것이 녹색경제와 블루 이코노미로 가는 길이자,한반도에 삼한사온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전도봉 < 한전KDN 사장 ceo@kdn.com >
나 역시 자출족이다. 경영자로서 잦은 저녁 약속과 모임 때문에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지는 못하지만,여건만 되면 페달을 밟는다. 주중에는 약 한 시간을 달려 출퇴근을 하고,주말에는 자전거 동호회 직원들과 함께 한강을 따라 양평까지 갔다 오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도로도 부족하고 차량 때문에 위험하다고 만류하기도 하지만,안장 위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은 즐거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계속 이어지는 강줄기와 논밭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아르키메데스처럼 '유레카'를 외치기도 한다.
강남에는 회원권 값이 몇 천 만원에 달하는 헬스클럽도 있다는데,자전거는 동전 한 푼 쓰지 않고 가족과 함께 건강을 챙기기에도 적합하다. 아무리 가파른 오르막길이라도 쉬지 않고 페달을 한 바퀴,또 한 바퀴 밟다 보면 꼭대기에 오르게 되고,이어 내리막에 들어서면 상쾌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경제인의 시각으로 보자면,자전거를 타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참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 찻길과 나란히 뻗어 있는 자전거 길에서 꽉 막힌 주말 교통체증을 보고 있노라면,자동차는 가만히 서 있어도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데 반해 달리고 있어도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야말로 녹색경제 시대에 일반 국민이 생활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녹색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전거뿐만 아니라 지능형 전력망 즉 스마트그리드(smart grid)가 꼭 언급된다. 몇 달 전부터는 TV에도 자주 소개돼 일반 국민도 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풍력발전이 스마트그리드의 일부라는 점을 알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선진국들은 벌써 녹색경제를 넘어 블루 이코노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블루 이코노미는 오염원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경제를 건설하는 것으로 자연의 방식대로 자원을 확보하고 순환하는 생산체계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서 버섯을 키우고 버섯 찌꺼기는 사료로 사용하는 순환모델도 있고,안개를 이용해서 물 부족을 해결하는 스페인 최남단 엘이에로 섬 사례도 있다.
지금 당장 모든 사람에게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옆집에 사는 김 · 이 · 박 · 최 · 정씨들과 함께 사무실과 가정에서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해 보자.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고,자출족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주말에 자전거를 타며 건강을 챙기는 것이 녹색경제와 블루 이코노미로 가는 길이자,한반도에 삼한사온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전도봉 < 한전KDN 사장 ceo@kd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