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1'은 스마트TV 등 가전과 함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들의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모해 가전, PC, 모바일 기기간 경계가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화 · 모바일화가 전자산업의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으로 등장했고, 자동차 등 전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몰고 올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이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CES 2011에서 드러난 전자산업의 진화 방향은 뚜렷하다. 스마트화, 모바일화가 지향하는 바도 그러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용자를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음성과 동작만으로 TV를 켜고, 가전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모바일로 제어되도록 하는 것 등이 이를 말해준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CES 2011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휴먼 디지털리즘(Human Digitalism)'을 새 화두로 제시했다. 휴먼화와 디지털리즘의 결합이 현실화될 경우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우리의 생활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게 분명하다. 휴먼화와 디지털리즘의 결합은 전자산업만의 얘기가 아니다. CES 2011은 IT기술과 자동차의 융합을 보여주는 텔레매틱스의 진화도 예감케 했다. 스마트화 모바일화가 전 산업으로 확산된다는 것은 경쟁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달라짐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국내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빨리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기업들은 그동안 선진국 기업들이 만든 경로를 따라가며 품질과 생산성으로 경쟁했고, 여기서 축적된 경험으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혁신형 신제품을 창출할 단계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구글이나 애플처럼 독창적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경로를 만들고 세계를 지배하는 제품을 창출하는 최상위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조성이 필요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발빠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