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국제공항을 나서 택시승차장에 가면 줄지어 선 현대자동차의 '아토스'(인도 모델명 · 상트로)' 택시가 눈에 띈다. 중 · 상류층 가정의 식탁에서는 음식용기 '락앤락'이 필수다. 인도의 내수시장은 소득에 따라 다양한 소비층이 존재하지만,아토스와 락앤락의 성공사례를 파보면 시장 공략법의 감을 잡을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토스는 1960년대부터 자리잡은 이탈리아산 피아트 택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엔진을 소형화하면서 성능과 품질을 유지하고 저렴한 내장재를 써 가격을 1000만원 이하로 낮춘 것이 성공비결이다. 박현성 KOTRA 뭄바이센터 과장은 "타타자동차의 저가 자동차 '나노'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인도인들도 단순히 싼 제품보다는 저렴하면서 품질도 받쳐주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인 현대차가 인도 대도시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면 중소기업인 락앤락은 인도 중 · 상류층 가정의 식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것도 저가가 아닌 고가전략을 통해서다. 인도에서 팔리는 락앤락 제품 가격은 310~635루피(7750~1만5870원).대졸 초임이 7000루피를 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락앤락의 인도 판매는 전년 대비 264% 급증했다. 영국 해롯백화점에 납품한다는 사실을 집중 홍보하며 럭셔리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효과를 봤다.

불확실성이 큰 인도의 사업환경은 뜻밖의 사업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타타자동차의 컨베이어 설비를 맡은 현대중공업은 똑같은 설비로 두 배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콜카타 근처에 공장설비를 완공했지만 타타가 토지보상 문제와 지방정부와의 갈등에 부딪쳐 다 지은 공장을 2009년 6월 마드라스 인근의 아마다바드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타타로부터 두 차례의 설비 설치비와 한 차례의 설비 해체 및 이전비를 받았다.

뭄바이(인도)=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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