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쓰던 골프채를 내놓고 적정가로 20만원을 생각했는데 누군가 25만원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넙죽 파는 것이 아니라 30만원을 달라고 하는 것이 협상의 기본 논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익을 위해 조금 더 챙기는 진행과정의 스킬이죠.협상은 상대의 반응에 대한 대응책을 연구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개과정이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작은 대응,미세한 변화로 결과가 완전히 바뀌는 만큼 협상에 필요한 전략과 협상에 임하는 자세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상대보다 나부터 알자

첫 단계로 가장 중요한 것이 협상의 준비과정입니다. 협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가 있고,복싱경기도 두 선수가 맞붙듯이 협상은 최소한 나와 상대방,또는 내가 속한 집단과 상대방의 어떤 집단이 하는 것입니다. 2 대 2나 3 대 3 협상의 경우에도 일단 나와 상대방이 협상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사람들이 협상을 논할 때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란 말을 자주 인용하는데,상대를 알고 나를 알기 전에 사실 나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이 협상을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죠.그리고 '나는 어떤 상태인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나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은 나에게 무엇을 얻으려 할까'를 생각해야 하고,상대방 역시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를 알아둬야 합니다. 협상은 매우 상대적이라서 나의 일방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 분석을 통해 준비해야 합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도 전력 분석을 잘 한 덕분입니다. 미국 쿠바나 일본 캐나다 대만팀의 전력분석을 철저히 해서 한국팀이 경기마다 어떤 선수,어떤 투수가 나서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확인하고 대응한 거죠.



#준비과정이 협상결과 좌우

협상에서도 준비과정이 승패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만약 나에게 나무 하나를 쓰러뜨리는 데 9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6시간을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은 대체로 성격이 급해서 일단 도끼를 가져와 나무를 자르고 쓰러뜨리려고 하지 않을까 싶은데,중요한 것은 도끼가 과연 제대로 정비되고 날카롭게 갈아져 있어서 나무를 쓰러뜨릴 힘이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협상에 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만 더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고 무리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면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과 상대방의 장 · 단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협상에 임하면 자기 주장만을 하는 문제가 생기죠.도끼를 가는 시간(전략분석)에 공을 들여야 협상이란 나무를 쉽게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CEO에게는 내부협상이 더 중요

기업 입장에서 협상은 크게 외부협상과 내부협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CEO에게는 내부협상이 더 중요합니다. 외부협상을 할 때 많은 CEO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내부의 의견조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협상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CEO가 외부와 큰 협상을 할 때 자기의견으로 결정을 내리지 말고,백지상태에서 편견 없이 내부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의견조율을 거칠 때는 '내가 사장인데,부장이나 과장 의견이 무슨…'식의 생각부터 없애야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직급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도출될 수 있고,그것이 더 좋은 협상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과정을 철저히 거쳤다면 검증을 해야 합니다. 마치 바둑 고수가 '이 자리에 놓으면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 것이다'라고 예측하듯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것이죠.또 바둑 고수들이 경우의 수를 여러 가지로 두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듯 '우리가 이런 카드를 꺼내면 어떻고,저런 카드를 꺼내면 어떻게 나올 것인가'하는 가정을 두고,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서 협상에 임해야 합니다.



#제비족 협상전략-프로정신

협상에 필요한 정신을 함께 갖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 덕목은 프로정신과 주인정신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제비족처럼 협상에 임하라'고 표현합니다. 봄이면 날아오는 제비 말고 '인간제비'로 통칭되는 이들은 사회적으로 지탄받곤 하지만 협상만큼은 제비족처럼 해야 합니다.

제비족의 목표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프로정신을 발휘합니다. 제비족들은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따라다니지 않습니다. 여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갖는 매력을 갖추기 위해 자기계발을 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관련 지식을 습득한 다음 함께 영화를 보며,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음악적 지식 공유를,우아한 레스토랑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과는 같이 레스토랑에 가주는 것이 제비족들의 협상전략입니다.

이는 거래처마다 서로 다른 협상대상자나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협상을 전개하는 것으로,성공적인 협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거만하지 않고,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당당하게 협상에 임하는 프로정신은 배울 만한 것이죠.



#제비족 협상전략-주인의식

이들은 1인 기업인지라 주인의식 또한 투철합니다. 그래서 여성과의 협상에 대해 이해득실이 아주 빠릅니다. 빠르게 계산되기 때문에 협상의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한 전략을 만들어 냅니다.

제비족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을 만나서 행복을 느끼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채워주고 이익을 얻기 위해 행복을 주는 방법을 남다르게 가져가는 것이죠.기업 CEO도 회사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텐데,진정한 프로는 자기 회사 제품이 다른 회사와 어떻게 차별화되고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파악해서 고객과 거래처에 다가갈 때 세일즈 파워가 생기는 것입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파악해서 활용 가능한 카드와 최상의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시대의 흐름을 파악해서 협상전략을 구축하는 것,프로정신과 주인의식을 갖고 대처하는 행동전략이 좋은 협상 결과를 끌어내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 줄 것입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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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국제협상전략연구소장 internego@empal.com

△한성대 경제학과 졸업△석영상사 교육매체 사업부장,한국능률협회 국제협력본부 전문위원,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수원 국제협상강사,탑매니지먼트 컨설 팅ISO영어세미나 통역위원,엘코스그룹 해외영업이사 △현재 Killerspin Korea 대표ㆍ한국협상학회 상임이사 △저서=‘연애와 협상’‘비즈니스 협상’‘국제협상전략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