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주들이 연초부터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보합권에 머물며 주도주 자리에서 물러나는 듯했지만 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들어오자 상승 엔진에 재시동을 걸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7일 2.06% 오른 1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올해 증시 개장 이후 5거래일 만에 14.12% 급등했다. 사상 처음 20만원 선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아차도 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 사상 최고가인 5만8300원에 올랐다. 작년 말 28만원대로 밀려났던 현대모비스가 30만원대를 회복한 것을 비롯 만도 동양기전 에스엘 등 주요 부품주들도 해가 바뀌자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2개월여간 주춤했던 자동차 관련주가 다시 힘을 내는 것은 외국인의 힘 덕분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1,2위는 기아차(2404억원)와 현대차(2267억원)다. 현대모비스도 4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만도(89억원) 동양기전(67억원) 에스엘(41억원) 화신(22억원) 등 중소형 부품주에도 연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크게 뛰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상승 여력은 여전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해외 판매호조가 계속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이익이 더 빨리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 기아차의 작년 12월 미국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탄탄하다"며 "이익 증가 속도에 비하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경쟁 우위가 가능하다는 점도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김선행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 기아차는 작년 출시한 아반떼에 이어 올해도 미국 시장에 신차를 잇따라 출시할 예정인 반면 해외 경쟁사들의 신차는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나올 전망"이라며 "당분간 해외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독주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우려도 기대로 바뀌고 있다"며 현대차는 24만원,기아차는 8만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