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낙하산 1기' 성적표] 부채 40조 늘려놓고 보수는 최고 10억 챙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평균 연봉 1억4000만원 … 12개 기관은 매출도 줄어
재정부 평가대상 59명 중 37명 보통 이하 … 10명 낙제점
재정부 평가대상 59명 중 37명 보통 이하 … 10명 낙제점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및 기타 공공기관 포함) 기관장 134명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교체된 인사들이다. 대부분이 현 정부 코드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정부 출범에 직 · 간접적으로 공헌한 인물이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3년의 임기 만료를 앞둔 이들 기관장의 경영 성적표는 평균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경영 상태도 악화됐다. 그런데도 기관장들은 많게는 임기 중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이들은 모두 올해 중 교체될 예정이다.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2차 낙하산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탁월' 평가 기관장 한 명도 없어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 134명 중 2009년 재정부의 경영 평가 대상이 됐던 기관장은 59명이다. 이 중 최고 등급인 '탁월'(종합점수 90점 이상) 평가를 받은 기관장은 한 명도 없었다. 80점 이상인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장도 2명뿐이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우수' 등급을 받았다.
70점 이하를 뜻하는 '보통' 또는 '미흡' 평가를 받은 기관장이 37명이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60점 이하인 '미흡' 성적표를 받았다. 기관장 평가 기준인 △리더십 △노사관계 개선 등 공공기관 선진화△기관별 고유과제 등에서 부진한 성과를 냈다.
기관 평가성적도 좋지 않았다. 기관 평가 대상이었던 52개 기관 중 최고 등급인 S등급으로 평가받은 곳은 한국전력 한 곳에 불과했다. A를 받은 기관은 16개였고 나머지 35개는 B 이하의 평가가 나왔다. 도로교통공단 공무원연금공단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제방송교류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6개 기관은 C를 받았다. 대한주택보증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한국청소년상담원 에너지관리공단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가스안전공사 등 8개 기관은 D로 판정됐다.
이 가운데 도로교통공단 보훈복지의료공단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국제방송교류재단 보건산업진흥원 청소년상담원 산업단지공단 등 8개는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C 이하 등급을 받았다. 청소년상담원은 2년 연속 D를 받았다.
◆매출 66% 곤두박질 치기도
현직 기관장 재임 기간 경영실적이 뒷걸음질친 기관도 많다. 12개 기관은 현 기관장 취임 전인 2007년에 비해 2009년 매출이 감소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2009년 매출이 236억8300만원으로 2007년(697억7500만원) 대비 66.1% 급감했다. 한국환경기술진흥원(-59.9%) 친환경상품진흥원(-48.6%) 한국벤처투자(-41.7%) 대한주택보증(-36.3%)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7개 기관은 매출이 2년 전보다 늘긴 했지만 증가율은 5%가 채 안 됐다.
2008년 기관장이 임명된 공기업의 부채는 급증했다. 2009년 말 13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239조6233억원으로 2007년의 198조7868억원에 비해 40조8365억원(20.5%) 증가했다.
부채 증가액으로는 한국가스공사가 9조28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 기관장 취임 전인 2007년 8조7436억원이던 부채는 2009년 말 17조7723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전력도 같은 기간 부채가 21조6118억원에서 28조8975억원으로 7조원 이상 늘었다. 이 밖에 석유공사 철도시설공단 도로공사 산업은행 등이 3조원 이상 부채가 증가했다.
◆연봉 2억이상 수두룩
현 정부 초기에 임명된 134개 공공기관장들은 2009년 평균 1억4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진영욱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연봉이 4억6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민유성 산업은행장(4억6200만원),장유환 한국기업데이터 사장(2억7900만원),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2억6400만원),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2억4600만원) 등이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남영우 대한주택보증 사장,이수화 예탁결제원 사장,정승일 지역난방공사 사장 등도 작년 한 해 동안 2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아갔다.
이 가운데 민유성 행장,장유환 사장,진병화 이사장,안택수 이사장,남영우 사장,진영욱 사장 등이 2008년 취임 후 2년간 5억원 이상을 받았다. 2010년 연봉까지 합하면 일부는 3년 임기 동안 1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서욱진/유승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