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국보 213호 금동대탑의 소유권을 놓고 삼성문화재단과 개태사가 벌인 소송에서 삼성측이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조계종 산하 개태사가 “국보 213호 금동대탑을 돌려달라”며 삼성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동산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재판부는 “개태사측 상고 이유는 원심 판결의 법령위반 또는 기존 대법원 판결의 변경 필요성 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심리를 더 진행하지 않고 개태사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충남 논산에 있는 개태사는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에 전시된 금동대탑은 1934년 개태사가 중창된 이후인 1960년대 초 개태사 부지에서 출토됐으므로 개태사 소유”라고 주장하며 2009년 6월 소송을 냈다.

개태사는 재판과정에서 “금동대탑은 10~11세기 제작됐으며 940년에 창건된 개태사가 점유해 오다가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개태사 소유 땅에 묻어뒀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삼성문화재단 측은 “고려시대의 옛 개태사와 지금의 사찰은 명칭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절이며,금동대탑은 1987년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서 적법하게 기증받은 것이라 개태사에 반환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심 재판부는 “금동대탑의 제작연도,제작자,소유자,보관장소 등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금동대탑이 개태사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측하는 자료가 있다는 것만으로 개태사를 금동대탑 소유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금동대탑은 동 재질에 금박을 씌운 155㎝ 크기의 탑 모양 공예품으로 고려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984년 8월 국보로 지정됐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