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9일 "새로 일어나는 회사가 많아 정신 안 차리면 또 한걸음 뒤지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칠순(七旬) 생일을 맞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삼성 사장단과 기념 만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애플 구글 비지오 등 신흥강자들이 산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현상이 자칫 삼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경계감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사장이 멀게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이어 "지금 국내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퇴보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칠순 만찬 소감에 대해 "아주 좋았다"며 "가족들 모두가 모여 있는 초상화를 선물로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날 생일 축하공연을 한 아프리카 케냐 지라니 합창단 공연에 대해서는 "귀여웠다"고 짧게 답했다. 또 "새해 소망은 건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김순택 미래전략실장,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사장단과 부인 홍라희 여사,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부진 호텔신라 · 에버랜드 사장,이서현 제일모직 · 제일기획 부사장 등 자녀들이 모두 참석했다. 맏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와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부사장도 만찬에 참석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