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국내 기업들의 올 1분기 자금사정이 지난해 4분기 수준에 그치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조사 결과,1분기 지수가 기준치인 100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자금사정지수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0∼200점 사이로 표시한 지표로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으면 100점보다 숫자가 높아지고,반대일 수록 점수가 깎인다.작년 1분기 99점으로 바닥을 쳤던 지수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4분기엔 105점까지 올랐다.

지난해엔 빠른 경제회복세를 바탕으로 자금사정이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정책,유럽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저축은행 부실,원자재자격 상승 등의 불안요인이 겹치며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분석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07)보다는 중소기업(99)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으며 비제조업(98)이 제조업(102)에 비해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집계됐다.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제도의 하나인 총액대출한도가 올해 1분기부터 8조5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데다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현재 2.5%인 기준금리는 물가불안 우려 등에 따라 올 상반기 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조달과 관련해선 금리부담(46.9%)을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들이 가장 많았으며 △까다로운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44.3%) △매출채권 회수 부진(7.2%) △외환 변동성 확대(1.6%) 등이 뒤를 이었다.세부항목으로는 현금성자산에 대한 전망이 99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은행대출 외에 주식·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과세 혜택 등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