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가 좋아 이곳 한국 기업에 취직하려는 친구들이 많아요. " 바르샤바대 법과대학생인 교포 김세롬씨는 "폴란드 대학생들에게 한국 기업이 인기"라고 말했다. 급여가 폴란드 기업의 2~3배인 데다 배울 점도 많다는 설명이다. 김식 주폴란드대사관 이등서기관은 "우수한 가전제품이 들어오면서 일본 정도의 나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유럽 거대 시장의 관문으로 활용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이미 폴란드에 상당수 진출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유럽 가전시장 1위'라는 야심찬 계획을 달성할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동반 진출해 폴란드 서남쪽 브로츠와프시에 47만평의 대규모 LCD 클러스터를 완공했다. 이에 힘입어 2008년 12%였던 LG전자의 유럽시장 LCD TV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8.4%(3분기 누적 기준)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도 폴란드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현지 가전업체 '아미카'를 인수해 작년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EU 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로 수출할 때 무(無)관세 혜택을 받는다. 최경식 폴란드 법인장은 "현지 생산 후 판매가 크게 늘어났고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조사에서 지난해 25.1%로 노키아와 소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PwC 폴란드지사 남우석 회계사는 "외국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액의 30~50%까지 감세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비즈니스 인프라는 이미 글로벌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철저하게 현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현섭 한진해운 폴란드법인장은 "국내 전자업체들을 보고 진출했지만 큰 성과를 못내다 현지 거래처를 적극 개발한 덕에 매출이 최근 2년 새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몇 년 전 거의 빈손으로 시작한 LED 조명사업을 매출 20억원 규모로 키운 고동석 판코리퍼블릭 대표는 "폴란드 사람들과 정직하게 대화하고 한국의 앞선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지에 접목하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E10(이머징파워10개국) 특별취재팀=최명수 증권부 차장(팀장), 백광엽 차장, 서정환 김동윤 조진형 노경목 기자(이상증권부), 김태완 국제부 차장, 박동휘 안정락 기자(이상산업부), 이상은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