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써 오쎄요. 방문을 환용합니다. " 필립 헤벨케 폴란드투자청 외국인투자국 동아시아팀장은 빌딩 정문까지 마중나와 어눌하지만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기자를 맞았다. 한국에 5년가량 머물렀다는 헤벨케 팀장은 브리핑 도중 한국 기업 얘기가 나올 때마다 '대단하다'는 표시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외국인 투자는 폴란드 경제를 일으켜 세운 힘이다. 2004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 후 폴란드의 가치에 주목한 서유럽 회사 중심의 생산기지 이전 움직임이 큰 역할을 했다. 2004~2008년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연평균 143억 달러에 달했고,금융위기의 한복판이었던 2009년에도 100억달러를 유지했다.

이본나 호이놉스카 하포닉 폴란드투자청 외국인투자국장은 "법인세가 19%로 낮은 편인 데다 정부 지원금과 특별경제구역 등을 활용하면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세 면제 등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전국 14곳 특별경제구역에서는 법인세 면제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포닉 국장은 "바르샤바와 그단스크,브로츠와프,크라쿠프를 각각 잇는 고속철을 깔 계획"이라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토마쉬 오스타셰비츠 경제부 양자협력국장은 폴란드가 글로벌 위기의 타격을 덜 받은 이유로 "투자를 집중하지 않고 IT 및 자동차부품,TV 등으로 분산한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최대 교역국인 독일 경제가 회복 중이어서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협력 확대를 기대하는 분야로는 에너지와 'T50'고등훈련기 같은 군사 분야가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현안인 유로존 가입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글로벌 위기를 겪으며 폴란드 통화 '즈워티'의 장점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조양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부실장은 "투자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만 바르샤바만 벗어나면 편도 1차로의 열악한 도로망과 유로존 가입 관련 불확실성은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