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르린(日林)그룹 간 경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가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0일 랴오닝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르린그룹은 7일 왕민(王珉) 랴오닝 서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억 달러를 투자, 북한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에 조선산업 기지를 건설하고 선박과 해양설비 건조 및 수리, 철강 구조물 제조, 물류 분야에서 협력하고 풍력과 원자력, 에너지 개발 등으로 협력 영역을 점차 넓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양측의 MOU 체결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 전 회장의 참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그러나 랴오닝신문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한 동영상(http;//v.youku.com/v_show/id_XMjM1MzI3OTUy.html)에는 김 전 회장이 MOU 체결식에 참석,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뒤편에 서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 보인다.MOU 체결식에 앞서 남 사장 등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이 왕 서기 등 랴오닝성 간부들과 면담하는 자리에도 김 전 회장이 참석한 모습이 동영상에 그대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ㆍ재계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김 전 회장이 이번 MOU 체결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단둥에 근거지를 둔 르린그룹은 중국의 대표적인 항만개발 업체로, 중국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가급 항구인 단둥항 운영권을 갖고 있다.

단둥은 북한과 중국 교역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착공식이 열렸고 최근 북한과 중국이 압록강의 섬인 북한의 황금평을 무역가공기지로 개발하기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측도 르린그룹과의 MOU체결과 관련 “북-중 교역의 거점인 단둥항을 극동지역 개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