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대한전선이 최근 보유중인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매각차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가벼운 몸집 덕분에 주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잇따라 비핵심·비우량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새해 맞이 '재무 다이어트'에 나선 것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주 베트남 호텔 법인(DAEHA)의 지분 70%를 롯데그룹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약 1244억원이다. 이 지분의 장부가격은 168억원. 대우건설은 이번 매각으로 약 1070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은 또 GK해상도로 지분 약 43%를 KB자산운용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 지분의 장부가격은 약 1868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대한통운 지분 약 23%(장부가 1조519억원), 중국 GULLIN DW 호텔 지분 90%(229억원), 베이징 LUFTHANSA 센터 지분 25%(장부가 257억원) 등도 대우건설의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들 자산의 합은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작년말 예상 순차입금은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라며 "따라서 비핵심 자산의 매각이 연내 장부가격 수준에서만 이뤄져도 동사의 재무구조는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금융비용이 줄어 기업가치도 물론 급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주가상승세도 가볍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7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전날(7일)까지 10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한 7거래일 내내 올랐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약 20%에 이른다.

올해로 3년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대한전선도 비핵심 자산을 잇따라 매각 중이다. 대한전선을 주로 상장계열사들의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코스닥 자회사인 알덱스의 '알짜'인 탈산제 사업부를 떼내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그 뒤 장외업체인 풍전비철에 이를 매각했다. 알덱스는 2007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곳으로, 2008년 4월께 대한전선의 품에 안겼다.

대한전선은 이어 또 다른 상장계열사인 온세텔레콤의 보유지분 약 40%도 세종텔레콤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95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세텔레콤 역시 2006년부터 지난해 3분기 현재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대한전선은 2009년 채권은행들과 재무구조 개선에 관한 약정을 맺었다. 따라서 핵심사업부인 전선사업을 제외하고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대한전선은 앞으로도 비주력사업에 대한 지분 등 자산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전선에 따르면 대경기계기술, 티이씨앤코, 옵토매직, 알덱스 등도 매각 대상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시장에서는 광섬유 제조사인 옵토매직을 제외한 대경기계기술(보일러 사업) 등 나머지 계열사들을 다음 매각 대상으로 꼽고 있다.

대한전선의 이러한 '몸집 줄이기'에 주가 역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날 장중 한때 12% 가까이 급등, 나흘 만에 급반전에 성공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지난주 대비 약 5배 가까이 늘어나 1000만주에 육박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