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ㆍ선동정치 반성하는 美 "독설이 '애리조나 비극'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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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역구에 총기과녁 그림
폭력조장 페일린 정치 '도마에'
폭력조장 페일린 정치 '도마에'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를 동원해 적대적 정치환경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반성이 미국 정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의 총기 피격 사건이 계기다. 선동과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한국의 정가에도 경종을 울린다.
지난 8일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총격을 받은 후 열린 경찰의 기자회견장.피마 카운티 소속인 클래런스 듀프닉 보안관이 범행 동기를 유추하면서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듀프닉 보안관은 "최근 정치적 논쟁에서 나온 모든 독설들이 이번 총격 사건과 연계됐을지도 모른다"면서 "독설은 표현의 자유일 수도 있지만 그 대가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격이 반대 의견을 가진 정치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극단적 대결구도와 신랄한 정치환경에서 초래됐다는 것이다.
듀프닉의 지적에 정치인들은 9일 반성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상원의 딕 더빈 민주당 원내총무는 "유독성 표현들은 자칫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에게 폭력도 허용되는 행동이라고 믿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정치적 표현을 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원의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도 "많은 의원들은 지난 수년 동안 정치현장에서 고조돼온 대결적 분위기와 점증하는 분노를 우려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과격한 정치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3월 기퍼즈 의원을 비롯해 의료보험개혁 입법에 찬성한 20명의 민주당 의원 지역구를 총기 조준경의 십자과녁으로 표시한 지도를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기퍼즈 의원은 누군가가 돌을 던져 지역구 사무실 유리창을 박살내는 등 수차례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
MSNBC 방송의 진보 성향 뉴스 진행자인 키스 올버맨은 "페일린은 정치환경에서 폭력을 조장하고 증폭시킨 책임을 씻어내지 않는다면 정치판에서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운동기간에 민주당 후보를 겨냥,과격한 발언을 해온 인물들과 빌 오라일리,글렌 벡 등 보수우파 라디오 진행자들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의 라울 라브라도 공화당 의원은 "(여야) 양쪽 진영에 모두 극단적이고 미친 사람들이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움직이도록 하고,언어를 순화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지난 8일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총격을 받은 후 열린 경찰의 기자회견장.피마 카운티 소속인 클래런스 듀프닉 보안관이 범행 동기를 유추하면서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듀프닉 보안관은 "최근 정치적 논쟁에서 나온 모든 독설들이 이번 총격 사건과 연계됐을지도 모른다"면서 "독설은 표현의 자유일 수도 있지만 그 대가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격이 반대 의견을 가진 정치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극단적 대결구도와 신랄한 정치환경에서 초래됐다는 것이다.
듀프닉의 지적에 정치인들은 9일 반성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상원의 딕 더빈 민주당 원내총무는 "유독성 표현들은 자칫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에게 폭력도 허용되는 행동이라고 믿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정치적 표현을 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원의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도 "많은 의원들은 지난 수년 동안 정치현장에서 고조돼온 대결적 분위기와 점증하는 분노를 우려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과격한 정치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3월 기퍼즈 의원을 비롯해 의료보험개혁 입법에 찬성한 20명의 민주당 의원 지역구를 총기 조준경의 십자과녁으로 표시한 지도를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기퍼즈 의원은 누군가가 돌을 던져 지역구 사무실 유리창을 박살내는 등 수차례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
MSNBC 방송의 진보 성향 뉴스 진행자인 키스 올버맨은 "페일린은 정치환경에서 폭력을 조장하고 증폭시킨 책임을 씻어내지 않는다면 정치판에서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운동기간에 민주당 후보를 겨냥,과격한 발언을 해온 인물들과 빌 오라일리,글렌 벡 등 보수우파 라디오 진행자들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의 라울 라브라도 공화당 의원은 "(여야) 양쪽 진영에 모두 극단적이고 미친 사람들이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움직이도록 하고,언어를 순화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