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여야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차기 잠룡들은 17대 대선의 시대정신이었던 '경제살리기'를 대신할 화두를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복지를 통한 사회통합'을 차기 대권의 최대 화두로 삼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핵심브레인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의 최대 화두는 사회통합이다.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복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충청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것도 '사회통합'이라는 화두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최근 호남 지지율이 20%를 넘나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제 성장동력 확보와 품격 있는 국가'를 다음 정부의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최근 대권주자들의 최대 화두인 복지문제가 자칫 복지 포퓰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오 시장은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의회와 일전을 치르는 등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언한 상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통일 강성대국'을 화두로 꼽았다. 북한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 경기도의 현실과 무관치 않다. 안보상황이 불안하면 다른 분야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고,반대로 안보상황만 좋으면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김 지사의 생각이다. 한 측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는 사상대국,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이겨낼 수 있는 군사대국,시장경제가 창달하는 경제대국으로 가야 한다는 게 김 지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반부패 친서민'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선진국에 진입하는데 그 나라의 부패지수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며 "부패 청산은 국가시스템의 투명성으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열매는 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인격적 복지와 평화'가 차기 대권의 최대 화두라고 밝혔다. 무상급식 등을 통해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복지를 구현하고,한반도 평화를 유도해 경제 · 사회 · 문화 발전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는 논지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평화롭고 역동적인 복지국가'를 제시했다. 부유세 도입 등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통일부 장관 출신답게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양극화 해소'를 꼽았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분권과 사회통합'을 제시했다. 자신이 주장하는 '강소국 연방제'로의 개헌을 통해 싱가포르처럼 경쟁력을 갖춘 3~4개의 지방자치단체가 국가경쟁력을 주도해 나가야한다는 주장이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