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국제아트페어와 화랑미술제 등 9개 '미술 장터'에 20만명의 관람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옥션 K옥션 등 미술품 경매회사 7곳의 매출은 전년보다 31% 늘어난 920억원대를 기록했다. 미술시장연구소(소장 서진수)는 이 같은 내용의 '2010년 미술시장 결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수입 1억6225만달러로 14% 감소

미술품의 작년 수입액(리스 포함)은 1억6255만달러로 전년(1억8855만달러)보다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9981만달러로 65%나 급감,미술품 무역수지가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장르별로는 회화 부문의 수입(7798만달러)보다 수출(8049만달러)이 많아 소폭 흑자를 냈다. 하지만 조각 부문은 수입(8174만달러)이 수출(1846만달러)의 7배에 달해 약 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300억원…아트페어 매출 2년째 줄어

국내 아트페어는 2008년 이래 개최 횟수는 늘고 있으나 총판매액은 작년 300억5000만원을 기록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국제아트페어는 관람객 7만2000명을 끌어 모았지만 매출액은 125억원에 그쳐 3년째 감소했다. 화랑미술제(15억2000만원),서울오픈아트페어(46억원),아시아 톱 갤러리 호텔아트페어(25억원),서울포토(13억2700만원),대구 아트페어(18억원) 등도 10억~40억원대의 매출에 그쳤다.

◆921억원…덩치 커진 경매시장

미술시장에 공개적으로 유입된 자금은 2009년보다 31% 증가한 92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미술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추세를 반영해 중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경매회사들이 미술품에서 디자인 가구와 시계 등으로 영역을 다변화한 것도 한몫 했다. 서울옥션의 낙찰총액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386억원보다 늘었다. K옥션(270억원)과 옥션단(54억원),아이옥션(42억원)이 뒤를 이었다.

작년 평균 낙찰률은 출품작 8227점 가운데 5389점이 팔려 65%에 머물렀다. 서울옥션이 국내에서 13차례 실시한 경매의 낙찰률은 평균 69%로 지난해(74%)보다 하락했다. 미술시장의 조정이 끝날 경우 올해 경매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41억원…마르크 샤갈 작품

작년 10월 서울옥션의 홍콩경매에서 마르크 샤갈의 '동물들과 음악'이 41억6700만원(2850만홍콩달러)에 팔려 올해 경매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매시장에서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26점.2009년 2점에 비해 13배나 늘었다. 이 중에는 이중섭의 '황소'(35억6000만원),피카소의 '아틀리에의 모델'(23억원),김환기의 '영원한 것들'(21억원),도널드 저드의 '무제'(18억원),마르크 샤갈의 '결혼과 서커스'(15억원) 등이 포함됐다. 고미술품으로는 19세기 금강산 그림첩인 '와유첩(臥遊帖)'이 국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7억1000만원에 팔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