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과장(課長) 자리가 머지않아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첨단 정보기술(IT)이 발달해 이들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게 돼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경영월간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최근 기술 발달로 기업의 중간관리자(middle manager)인 과장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1월호에서 보도했다. 과장은 기업에서 한 과(課)의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으로 중간관리자이자 실무 책임자이다. 대부분 입사 10년차 정도가 많아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

과장은 담당 과나 부서의 업무 진척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해주며 보고서 작성,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기,상부와 실무 직원들의 중간 소통 통로 역할 등을 한다. 그러나 사내 메신저가 일상화되고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로 보고서나 발표 자료 작성,업무 모니터링이 점점 쉬워지는 등 최근 IT가 급속도로 발달해 과장이 딱히 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엔진도 점점 똑똑해지고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까지 등장했다. 이 때문에 다방면에 조금씩 능한 '팔방미인' 과장 직책을 맡기까지의 근속 기간은 점점 짧아지게 될 것이라고 HBR은 내다봤다. 과거 산업혁명으로 기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차별화된 기술을 가진 '장인'이 공장 기계에 밀려 쫓겨났듯이 IT혁명 때문에 과장직이 인터넷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불안한 자리'가 되고 있다.

린다 그래턴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과장으로 살아남기 위한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제너럴리스트(다방면에 걸쳐 두루 아는 사람)'가 아닌 '스페셜리스트(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나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해 몸값을 높여라"고 조언했다.

그래턴 교수는 또 직급에 연연하거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즉 평생 커리어 관리를 하되 이 과정에서 창의성,기업가 마인드,혁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