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한국형 증권거래소가 11일 첫 거래를 시작한다.

AFP통신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에서 작년 10월 개장한 라오스증권거래소(LSX)가 운영에 들어간다고 10일 보도했다. AFP는 "1980년대 이후 시장경제 개혁을 시작한 사회주의 국가 라오스가 또 다른 시장경제 실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LSX는 증권거래 제도와 정보기술(IT) 등에 '한국식'을 도입했다. 2007년 한국거래소는 라오스 중앙은행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각종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했다. 지분율은 라오스 중앙은행이 51%,한국거래소가 49%다. 한국거래소 인력이 2년간 상주하며 LSX의 거래시스템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개장 첫날엔 라오스상업은행(BCEL) 라오스전력공사(EDL) 등 2개 국영기업이 상장돼 거래된다. 라오스 정부는 올해 안에 총 56개 국영기업 중 5~6곳을 민영화한 뒤 추가 상장시킬 방침이다. 연간 2000억~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맥주회사 비어라오를 비롯 국영 통신사와 건설사 등의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데트푸방 물라라트 LSX 최고경영자(CEO)는 "라오스 공기업들은 대부분 우량한 편"이라며 "매출 순이익 등을 감안했을 때 최대 20개 공기업이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오스 정부의 증권거래소 개장은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농업 비중이 60%를 웃도는 라오스의 최대 수출품은 전력과 광물자원이다. 라오스는 메콩강 상류의 풍부한 수량과 급류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전력 수출이 라오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물라라트 CEO는 "정부의 해외 투자 유치노력에 LSX가 힘을 보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닉 오웬 이코노미스트 아시아지역 편집장은 "라오스의 산업이 자원 · 전력 수출에 거의 의존하는 만큼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향후 몇 년간은 증권거래소가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