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라디오 · 인터넷 연설을 통해 "스무 살 때 페이스북을 창업해 세계적인 소셜 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운 마크 저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기대를 거는 우리 젊은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정부가 예전부터 한국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젊은이들의 창의와 도전정신을 말했지만 그럴 만한 창업환경을 우리가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젊은이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그 중 한 명인 신현성씨의 말을 인용했다.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 구매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는 " 정부가 지원금을 주기보다는 벤처 인프라를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부는 새겨 듣지 않으면 안된다. 이 대통령은 1인 창조기업을 위해 사무공간과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열정은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열정을 심어주려면 도전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실패를 하면 책임 묻기에 바쁘고,정부가 연구예산을 지원했을 때도 실패했을 경우 반드시 불이익이 따른다. 패자부활 같은 것은 꿈도 못꾸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창의와 도전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좋은 창업 · 기업환경을 만들려면 정부가 지원을 하나 더 해주기보다 규제를 하나라도 더 풀어주는 게 필요하다. 미국이 IT 흐름을 주도하고, 융합 신사업 분야의 창업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그만큼 기업 규제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새로운 사업분야가 나타날 때마다 칸막이식 법과 규제를 만들기에 바쁘다. 젊은이들의 창의와 도전정신을 요구하기 전에 그에 걸맞은 창업환경과 문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