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9000억원으로 2006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무주택자 혹은 1세대 1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폐지한 것이 대출증가 이유로 작용했다.

올 들어서도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대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 때 금리를 연 0.2%포인트 인하해 주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코픽스 신규 기준 6개월 변동 대출금리를 지난달 중순보다 0.03%포인트 낮은 연 3.88~5.38%로 책정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4.90~6.40%에서 연 4.68~6.18%로 인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TI 규제 완화가 3월 말 폐지되는데 그 전에 대출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 간 경쟁이 붙으며 대출 금리를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금리 상승과 맞물릴 경우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을 실시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의 보증규모는 지난해 1월 2332억원에서 9월엔 3095억원,12월엔 4309억원까지 급증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5조7668억원의 전세자금 보증을 공급했다. 이는 전년(4조6757억원)보다 23%(1조91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공사 출범 이후 연간 공급실적으로는 최대 규모다.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올해 26만세대에 6조5000억원의 전세자금 보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