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연초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전했다.

미국 3위 에너지 기업 듀크에너지가 10일 경쟁사인 프로그레스에너지를 137억달러(15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미국 최대 화학업체인 듀폰도 식품과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덴마크의 다니스코AS를 58억달러(6조5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크의 이번 M&A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듀크의 시장 가치는 총 373억달러(41조9000억원)로 확대돼 미국 최대 전력업체로 떠오르게 된다.프로그레스는 2만2000㎿ 이상의 전력공급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프로그레스를 인수할 예정인 듀크에너지는 캐롤라이나주 북부와 남부,인디애나주,오하이오주,켄터키주에 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전력생산 용량은 약 3만5000㎿에 이른다.

듀크에너지가 프로그레스를 인수하면 플로리다주 전기공급뿐 아니라 캐롤라이나주의 남부와 북부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게 된다.짐 로저스 듀크에너지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독일 최대 전력업체 에온(E.ON)의 미국 사업 부문 인수에 실패한 이후 꾸준히 M&A를 추진해왔다.

이와함께 듀폰은 최근 성명을 통해 ‘자일리톨’로 유명한 다니스코를 주당 665크로네(115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7일 종가 기준으로 25%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두 회사는 이미 바이오연료 사업과 관련해 공동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지스케 뱅크의 젠스 톰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은 듀폰의 사업 계획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 이라며 “25%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팔게 되는 다니스코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두 업체의 M&A 규모는 200억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올 대형 M&A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지난해 1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M&A는 20건에도 미치지 못해 M&A가 한창이던 2007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자크 부하트 허버트 스미스 M&A 구조조정 담당 책임자는 “기업들이 쌓아 놓은 현금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M&A에 더 적극적이 될 것” 이라며 “전략을 갖춘 기업들은 매우 싼 값에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전 세계 1000대 기업들이 축적한 현금은 3조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이 돈 가운데 일부는 M&A 시장으로 흘러가 올해 대형 M&A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