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자산운용이 최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에 대한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한국스팩1호 주식 18만5072주(지분 1.64%)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해 총 보유주식수를 79만3252주(7.03%)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결과다.

동부자산운용은 이트레이드1호스팩 주식 23만34주(2.25%)도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은 기존 6.89%에서 9.14%로 늘었다.

이 운용사는 또 HMC스팩1호 지분은 10.45%로, 동양밸류스팩교보KTB스팩 지분은 각각 13.63%, 13.14%로 확대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키움스팩1호에 대한 보유지분을 15.49%로, 대우증권스팩 지분은 10.73%로 늘렸다.

동부자산운용은 최근 스팩 주가가 공모가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매력으로 꼽고 있다. 올해로 설립 2년차가 되는 스팩들의 M&A(인수·합병)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식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스팩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유입된데다 지난해 11월부터 스팩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어 매수 시기로 삼았다"며 "특히 지난달에는 대부분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져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스팩은 설립 후 3년안에 M&A를 하지 못하면 해산되기 때문에 2년차가 되는 올해 M&A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설립 1년차인 지난해 스팩들이 비상장사와 꾸준히 접촉하는 등 바닥을 다졌다면, 올해에는 M&A가 가능한 대상 범위를 좁히고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일부 손해를 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동부자산운용은 한국스팩1호(공모가 2200원) 이트레이드1호스팩(2000원) 동양밸류스팩(1만원) 교보KTB스팩(4000원) 키움스팩1호(2000원) 대우증권스팩(3500원) HMC스팩1호(2000원)을 공모가를 소폭 웃도는 시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

홍 본부장은 "나중에 유입된 자금들은 스팩 주가가 조금 올라간 상황에서 투입됐기 때문에 평가손실을 본 경우도 있다"며 "일시적으로는 손실이지만 올해 M&A가 현실화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다만 최근에는 스팩에 투자하는 자금이 예전만큼 많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무한적으로 자금을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