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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저축銀 부실' 배드뱅크로 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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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량·불량자산 떼내 구조조정
    엄격한 정부 감시 있어야 성공
    새해 벽두부터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시급한 금융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경영개선약정을 이행하지 않은 저축은행의 M&A 유도,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 설치 등 금융당국의 '조용한' 노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를 느낀 듯 메이저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1970년대 저축은행 전신인 상호신용금고 인수 당시와 같이 인수 금융회사가 부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이번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성패는 확대되고 있는 부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연히 이해당사자 간 입장 차이는 크다. 인수 금융회사는 '손해 나는 장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공적자금으로 부실을 메우고,향후 몇 년간 나타날 잠재 부실에 대해서도 보장받으려고 할 것이다. 저축은행 소유자들은 앞으로 경영 여건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 아래 정부 지원을 얻어내 그대로 생존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만일의 경우 투입될 공적자금 규모를 최소화하려고 할 것이다. 국민 또한 외환위기 당시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165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을 지켜본 터라 자신들의 세금으로 채워질 공적자금 투입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상황에서 어떤 형식으로든지 신속하고 단호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적거릴수록 금융시장 불안은 점점 커질 뿐만 아니라 투입될 공적자금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배드뱅크(Bad Bank)를 통한 미국 최대 저축대부조합(S&Ls)인 아메리칸저축은행(American Savings Bank · ASB)의 부실처리 사례를 벤치마킹할 만하다.

    ASB는 1970년대 미국 경기 호황 시 주택담보대출이 활황을 보이면서 급성장했다가,80년대 들어 미국 경기 하락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실화됐다. 당시 미 예금보험공사(FDIC)는 ASB의 자산 · 부채 규모를 약 300억달러,자본잠식 규모는 약 30억달러로 추정했다. 88년 12월 텍사스퍼시픽그룹(Texas Pacific Group · 외환위기 당시 국내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의 파트너)이 미 정부의 지원 하에 ASB를 인수한 후 자산 · 부채를 우량과 불량으로 분리했다.

    우량 자산과 저비용 부채로 구성된 굿뱅크(Good Bank)는 기존 영업을 지속하고,불량자산과 고비용부채로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인 배드뱅크는 정부의 공적 자금지원,세제 혜택 등을 받아 부실자산 정리업무를 수행했다. 정부는 배드뱅크에 대한 지원 대가로 굿뱅크의 일정 지분을 가졌다. 새로운 주인 밑에서 굿뱅크 ASB의 경영은 빠르게 호전됐고,정부는 굿뱅크의 지분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을 상당부분 회수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경기가 극도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배드뱅크의 부실자산 처리를 철저히 시장원리로 운용하고,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의 엄격한 현장 감시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 부실 확대의 원인과 그 책임 문제는 나중에 확실히 따져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저축은행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공룡'이 된 대형 저축은행들은 과거 지역 상호금융이 은행으로 전환한 일본의 제2지방은행을 벤치마킹해 지역의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지역은행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편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대부분의 중소 저축은행의 경우 자본확충 이후 지역 서민과 자영업을 지원하는 본연의 서민금융회사로 돌아가야 한다.

    박덕배 < 현대경제硏 전문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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