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년 'E10 리포트'] (8) 49개국과 FTA '열린 경제' … 칠레 年6% 성장 '자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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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남미의 무역강국 - 칠레
높아지는 스카이라인
지진ㆍ금융위기 거뜬히 넘겨 … 남미 최고 300m 빌딩 건설 중
자원부국ㆍ서비스대국
값 치솟는 구리 생산 세계 1위 … 유통ㆍ항공사 중남미 장악
높아지는 스카이라인
지진ㆍ금융위기 거뜬히 넘겨 … 남미 최고 300m 빌딩 건설 중
자원부국ㆍ서비스대국
값 치솟는 구리 생산 세계 1위 … 유통ㆍ항공사 중남미 장악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북동부에 있는 신흥 상업지역은 '산하탄(Sanhattan · 산티아고+맨해튼)'으로 불린다. 미국 뉴욕 맨해튼처럼 고층 빌딩이 즐비해 붙여진 이름이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마포초강 둑길 동쪽에 산티아고의 랜드마크인 52층짜리 티타늄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남서쪽으로 500여m만 가면 남미 최고층 빌딩이 될 코스타네라센터(64층 · 높이 300m) 공사 현장에 이른다.
중남미 최대 유통그룹 센코수드가 짓고 있는 코스타네라센터 주위엔 월드트레이드센터와 각국 대사관,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오피스빌딩 등이 밀집해 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솔레다드 곤살레스는 "티타늄빌딩과 코스타네라센터에서 동쪽으로 1㎞ 남짓 떨어진 엘골프까지 이어진 거리가 '산하탄'이며,이 용어는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금융위기 · 지진피해 흔적 없어
'산하탄'에선 글로벌 금융위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코스타네라센터가 대표적이다. 자금경색 탓에 2009년 1월 공사가 중단됐던 이 센터는 티타늄빌딩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있다. 공사가 재개된 2009년 12월 칠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대형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설 이 센터는 연말께 백화점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칠레는 지난해 2월27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8.8의 강진에도 거뜬히 일어섰다. 약 300억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복구 프로젝트를 착실하게 수행했다. 그 결과 지진 이후 작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5%로 낮췄던 칠레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20일 작년 성장률이 5.2%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 전 성장률(3~4%)보다 높은 수치다.
가브리엘라 클리비오 취리히펀드운용 칠레법인 대표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작년 3월 출범하면서 매년 6% 경제성장률과 4년 간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슬로건으로 삼았다"며 "작년엔 모든 경제정책이 지진 복구에 집중됐지만 올해는 고용 증대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연 6%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리와 와인…수출 중심의 개방경제
칠레는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점유율 27%)이다. 연간 수출액의 55%가 구리다. 구리와 목재펄프 포도 와인 연어 등을 팔아 번 돈으로 각종 광산과 전력 수도 건설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구조다. 국제 구리가격은 2009년 1월을 저점으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칠레 경제를 살찌우고 있다. 파운드당 4달러 수준(작년 12월 평균)에서 올해 5달러 선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영 구리업체인 코델코의 파블로 오로스코 바스 커뮤니케이션담당 이사는 "연 180만t의 구리를 생산하고 있는 코델코는 앞으로 7년간 170억달러를 투자해 생산량을 연 2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지난해 이익만 50억달러가 넘어 재원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칠레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을 포함해 총 49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대표적인 개방경제 국가다. 평균 실질수입관세가 1.4% 미만이다. 구리 포도 등을 수출하고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자동차 휴대폰 등 공산품을 수입한다. 제조업이 약한 셈이다. 그 대신 센코수드나 팔라벨야 등 대규모 유통그룹과 란항공 등 서비스업체들이 산티아고는 물론 중남미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전춘우 KOTRA 산티아고센터장은 "산티아고 서부에 있는 칠레 최대 쇼핑몰 파르케 아라오코에는 파리스,리플리,팔라벨야 등 백화점이 밀집돼 있는데 주요 쇼핑몰은 모두 부동산 개발사업까지 겸하고 있는 센코수드와 팔라벨야 등 유통그룹이 다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레는 다른 남미국가와 달리 치안이 잘돼 있는 나라이지만,정부 인 · 허가와 관련해 서류업무가 많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칠레)=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