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3년 악몽 끝나…피해 中企 정상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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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중 키코 계약 종료
심텍 등 실적도 급속 호전
환헤지 기피 등 후유증은 남아
심텍 등 실적도 급속 호전
환헤지 기피 등 후유증은 남아
키코(KIKO) 사태가 3년째로 접어들면서 관련 피해 기업들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체결됐던 키코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을 옥죄왔던 키코 직접 손실이 사라지게 된 덕분이다. 관련 대출 금액은 1조원 안팎까지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플랜트,자동차 등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현금 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
◆파생상품 손실 내달께 종료
11일 각 은행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의 키코 계약은 오는 2,3월 중 모두 종료될 전망이다. 계약한 이후 만 3년이 되면서 대부분 계약이 마무리된 데다 실적 호조를 보인 기업들이 계약을 조기청산한 데 따른 것이다. 키코 가입 기업은 2009년 중순만 해도 517개,계약 금액은 79억달러 규모에 달했지만 지난해 중순 16개사,2억7000만달러로 급감했고 지금은 5개사가 가입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규모는 5000만달러 밑으로 줄어들었다.
기업들은 2008년 초 키코에 집중적으로 가입했으며 계약 기간은 주로 2~3년이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그러나 보통 원 · 달러 환율이 계약한 범위를 웃돌 경우 약정금액의 2배 이상을 팔아야 한다는 옵션이 붙기 때문에 손해가 더욱 커진다.
새해 들어 키코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월 단위로 이어졌던 관련 기업들의 파생상품 손실도 자동으로 끝나게 된 것이다. 키코 손실을 메우기 위해 중소기업이 받았던 대출금도 잔액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 추산 9000여개에 달했던 패스트트랙(중소기업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지원 업체는 최근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우량 기업들은 이미 실적 개선과 출자전환 등을 통해 현금 흐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태산엘시디,심텍,티에스엠텍,제이브이엠 등은 실적 개선을 통해 키코 사태를 극복한 대표적 사례다. 특히 심텍의 부활은 눈부시다. 2008년 1500억원의 손실로 자본잠식에 시달리는 등 휘청거렸지만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고치 실적을 갈아치우며 순항하고 있다.
◆'트라우마'는 여전
키코 직접 손실은 끝났지만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치유되지 않고 있다. 키코 피해규모가 크거나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대출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패스트트랙 대출 잔액 3조5000억원 중 키코 손실에 따른 대출금은 3분의 1 정도인 1조1000억원 규모다. 중소기업 키코 피해 추산액이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었지만 중소기업들에는 만만찮은 금액이다.
키코 사태에 따른 이자 비용부담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환 헤지에 대한 일방적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대표적 후유증으로 꼽힌다. 은행과 중소기업 간의 갈등도 진행형이다. 키코 책임 유무를 묻는 소송이 벌어져 기업별로 현재 1,2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파생상품 손실 내달께 종료
11일 각 은행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의 키코 계약은 오는 2,3월 중 모두 종료될 전망이다. 계약한 이후 만 3년이 되면서 대부분 계약이 마무리된 데다 실적 호조를 보인 기업들이 계약을 조기청산한 데 따른 것이다. 키코 가입 기업은 2009년 중순만 해도 517개,계약 금액은 79억달러 규모에 달했지만 지난해 중순 16개사,2억7000만달러로 급감했고 지금은 5개사가 가입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규모는 5000만달러 밑으로 줄어들었다.
기업들은 2008년 초 키코에 집중적으로 가입했으며 계약 기간은 주로 2~3년이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그러나 보통 원 · 달러 환율이 계약한 범위를 웃돌 경우 약정금액의 2배 이상을 팔아야 한다는 옵션이 붙기 때문에 손해가 더욱 커진다.
새해 들어 키코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월 단위로 이어졌던 관련 기업들의 파생상품 손실도 자동으로 끝나게 된 것이다. 키코 손실을 메우기 위해 중소기업이 받았던 대출금도 잔액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 추산 9000여개에 달했던 패스트트랙(중소기업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지원 업체는 최근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우량 기업들은 이미 실적 개선과 출자전환 등을 통해 현금 흐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태산엘시디,심텍,티에스엠텍,제이브이엠 등은 실적 개선을 통해 키코 사태를 극복한 대표적 사례다. 특히 심텍의 부활은 눈부시다. 2008년 1500억원의 손실로 자본잠식에 시달리는 등 휘청거렸지만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고치 실적을 갈아치우며 순항하고 있다.
◆'트라우마'는 여전
키코 직접 손실은 끝났지만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치유되지 않고 있다. 키코 피해규모가 크거나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대출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패스트트랙 대출 잔액 3조5000억원 중 키코 손실에 따른 대출금은 3분의 1 정도인 1조1000억원 규모다. 중소기업 키코 피해 추산액이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었지만 중소기업들에는 만만찮은 금액이다.
키코 사태에 따른 이자 비용부담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환 헤지에 대한 일방적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대표적 후유증으로 꼽힌다. 은행과 중소기업 간의 갈등도 진행형이다. 키코 책임 유무를 묻는 소송이 벌어져 기업별로 현재 1,2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