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은행의 기업대출잔액이 전월대비 12조6000억원 줄어든 517조1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중소기업 대출은 8조9000억원, 대기업 대출은 3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통계가 작성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중소기업 부실채권을 대폭 정리한데다 기업들은 부채비율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기업어음(CP) 발행도 직전 월보다 7조2000억원 감소했으며, 회사채도 2000억원 축소됐다. 다만 주식발행은 증시호조에 힘입은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2조3000억원 늘어났다.

기업대출 감소와 달리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직전 월의 2조9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에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2조1000억원으로 직전 월의 4조1000억원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과 은행 대출채권 양도분 등 모기지론양도를 포함하면 3조8000억원으로 직전월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6년 11월(5조4000억원)과 2009년 6월(3조8000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다.

한은은 "집단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데다 주택거래 증가, 낮은 대출금리 수준, 일부은행의 대출영업 확대 등으로 개별대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