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을 좇는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회사 운영과 관련한 쇄신안을 내놓았다. 어떻게 수익을 냈는지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골드만삭스는 8개월 동안의 작업을 통해 경영 관행을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한 63쪽 분량의 쇄신안을 11일 내놨다.

39개항의 쇄신안에는 3개였던 사업부문을 △투자은행 △기관고객서비스 △투자 · 임대(자기자본거래) △자산관리 및 증권 등 4개로 나눠 각 부문의 수익을 공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부문별 수익 공개 원칙에 따라 골드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자기자본거래를 통해 전체 세전 수익의 30%를 거뒀다고 밝혔다.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자료는 오는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해관계 문제를 피하고 임직원들이 회사 명성을 염두에 두고 일상 업무를 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대형 은행들의 투기적 자기자본거래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 법)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자기자본 투자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고객들에게 자사 투자와 반대 방향의 거래를 권유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매각하면서 자문 역할을 했던 헤지펀드(폴슨)가 매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5억5000만달러를 내고 합의했지만 평판은 크게 악화됐다.

골드만이 월가의 관행을 깨는 조치를 마련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이에 준하는 경영 관행을 도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샌퍼드번스타인의 브래드 힌츠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의 정보 공개 확대 조치가 좋든 싫든 다른 금융사의 이사회 관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