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과 함께 2009년 신입 행원 임금을 20% 삭감했던 은행들은 원상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 대구 · 전북은행은 임금 · 단체 협상을 통해 올해부터 신입 행원 임금을 원래대로 주기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신입 행원 임금 원상회복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이에 대한 검토 작업에 일제히 착수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 · 대구은행은 올해 1월부터,전북은행은 올해 7월부터 신입행원 임금을 2009년 20% 삭감 이전으로 원상회복하기로 했다. 작년에 입행한 직원들의 임금도 똑같이 원상회복된다.

우리금융 산하로 정부가 대주주인 광주 · 경남은행은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임 · 단협 결과에 따라 원상회복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입 행원 임금을 20% 삭감하니까 일반 대기업들보다 임금이 낮거나 비슷해져서 우수 인재가 은행에 오지 않고 합격해 연수를 받다가 이탈하는 경우도 많다"고 임금 원상회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세계 금융위기에서 어느 정도 회복돼 경기도 좋아졌기 때문에 당시의 고통분담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신입 행원 임금에 대한 원상회복 검토에 나섰다. 4대 은행 중 신한을 제외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은 현재 임 · 단협이 진행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실제 원상회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신입 행원들의 임금 회복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과의 이견이 워낙 커 임 · 단협 자체가 중단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신입 행원 임금 회복 문제와 관련, 내부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 단협이 끝난 신한은행 역시 일단 신입 행원 임금 문제가 공식 협상의제로 올라가진 않았으나 이후 이와 관련된 논의가 노조와 회사 경영진 간에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방은행들은 과감하게 결정했지만 시중은행들은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만약 한다면 시중은행 전체로 공동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입 행원 임금 원상회복은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 역시 최근 신입행원이 연수를 받다가 대기업이나 카드사 등 임금이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져 임금 원상회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재형/이호기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