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넘치는 돈 67조~84조원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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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M2 증가율 7.4%
한은 "통화증가 한풀 꺾였지만 유동성 과잉 해소 안돼"
13일 기준금리 결정 관심
한은 "통화증가 한풀 꺾였지만 유동성 과잉 해소 안돼"
13일 기준금리 결정 관심
주요 통화 지표의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핵심 통화 지표인 M2(광의통화)의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형성된 시중 과잉 유동성이 해소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실물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2008~2009년 통화 공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최근 통화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과잉 유동성 국면에서 벗어난 게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통화량 증가율은 둔화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M2 증가율(평잔 · 전년 동월 대비)이 7.4%로 집계됐으며 12월엔 7%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발표했다. M2는 현금과 결제성예금을 가리키는 M1(협의통화)에 정기 예 · 적금 등 2년 미만 금융상품을 더한 것이다.
M2 증가율은 지난해 7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9.3%에서 6월 9.7%로 높아졌지만 이후엔 7월(9.3%) 8월(8.5%) 9월(8.1%) 10월(7.6%) 등으로 내리막길이다. 7%대의 M2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물가상승을 차감하지 않은 명목 GDP 증가율 7.5%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4%대와 비교하면 증가율이 거의 반 토막났다.
민성기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최근 낮아진 통화 증가율만 놓고 통화량이 적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통화량은 경제 규모와 비례한다. GDP가 커지면 통화량도 늘어나고,GDP가 증가하지 않으면 통화도 늘지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반대 방향으로 갔다. 명목 GDP 증가율은 2008년3분기 6.5%에서 같은해 4분기 -0.7%로 반전됐고,2009년 1분기와 2분기에도 -1.3%와 1.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M2 증가율은 2008년 3분기 14.7%,4분기 13.8%,2009년 1분기 1.5%,2분기 10.1% 등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의도적으로 통화 공급을 늘렸으며 이 때문에 실물활동 대비 통화량이 커진 것이다.
GDP와 통화 규모를 비교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명목 GDP는 2008년 3분기 26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95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증가율은 12.7%다. 같은 기간 M2는 1386조9000억원에서 1655조5000억원으로 19.4% 늘었다. 한은의 화폐발행액과 은행 지급준비금을 지칭하는 본원통화도 같은 기간 50조원 수준에서 70조원 근처까지 불었다.
◆과잉유동성은 어느정도
그렇다면 현재 과잉 유동성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한은은 지난해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머니갭률이 5.46%라고 분석한 바 있다. 머니갭률이란 실제 유동성이 장기균형 유동성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 증가율이 약간 둔화됐다 하더라도 머니갭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말해 머니갭률이 4~5%라면 지난해 11월 M2가 1680조원인 만큼 과잉 유동성은 67조~84조원으로 산출할 수 있다.
한은 집행부는 과잉 유동성이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낮춰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들은 "한은의 통화정책이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과잉 유동성을 줄이는 데 기준금리 인상 외에 다른 마땅한 방안은 없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실물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2008~2009년 통화 공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최근 통화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과잉 유동성 국면에서 벗어난 게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통화량 증가율은 둔화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M2 증가율(평잔 · 전년 동월 대비)이 7.4%로 집계됐으며 12월엔 7%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발표했다. M2는 현금과 결제성예금을 가리키는 M1(협의통화)에 정기 예 · 적금 등 2년 미만 금융상품을 더한 것이다.
M2 증가율은 지난해 7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9.3%에서 6월 9.7%로 높아졌지만 이후엔 7월(9.3%) 8월(8.5%) 9월(8.1%) 10월(7.6%) 등으로 내리막길이다. 7%대의 M2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물가상승을 차감하지 않은 명목 GDP 증가율 7.5%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4%대와 비교하면 증가율이 거의 반 토막났다.
민성기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최근 낮아진 통화 증가율만 놓고 통화량이 적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통화량은 경제 규모와 비례한다. GDP가 커지면 통화량도 늘어나고,GDP가 증가하지 않으면 통화도 늘지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반대 방향으로 갔다. 명목 GDP 증가율은 2008년3분기 6.5%에서 같은해 4분기 -0.7%로 반전됐고,2009년 1분기와 2분기에도 -1.3%와 1.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M2 증가율은 2008년 3분기 14.7%,4분기 13.8%,2009년 1분기 1.5%,2분기 10.1% 등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의도적으로 통화 공급을 늘렸으며 이 때문에 실물활동 대비 통화량이 커진 것이다.
GDP와 통화 규모를 비교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명목 GDP는 2008년 3분기 26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95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2년간 증가율은 12.7%다. 같은 기간 M2는 1386조9000억원에서 1655조5000억원으로 19.4% 늘었다. 한은의 화폐발행액과 은행 지급준비금을 지칭하는 본원통화도 같은 기간 50조원 수준에서 70조원 근처까지 불었다.
◆과잉유동성은 어느정도
그렇다면 현재 과잉 유동성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한은은 지난해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머니갭률이 5.46%라고 분석한 바 있다. 머니갭률이란 실제 유동성이 장기균형 유동성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 증가율이 약간 둔화됐다 하더라도 머니갭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말해 머니갭률이 4~5%라면 지난해 11월 M2가 1680조원인 만큼 과잉 유동성은 67조~84조원으로 산출할 수 있다.
한은 집행부는 과잉 유동성이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낮춰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들은 "한은의 통화정책이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과잉 유동성을 줄이는 데 기준금리 인상 외에 다른 마땅한 방안은 없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