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빌딩 입주업체 근무하면서 ‘올빼미 공사' 끝
복층유리 빙축열시스템 등으로 에너지성능도 크게 높여


대림산업이 14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옥 리모델링 공사 준공식을 갖는다. 지하 4층~지상 23층 연면적 95,244㎡규모의 이 대형 빌딩에 입주업체들이 근무하는 가운데 건물 성능을 높이는 재실(在室) 리모델링 공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 빌딩은 준공된 지 올해로 31년째 된 건물이다. 이 빌딩에는 호주대사관 네덜란드대사관 등 70여 개 기관과 교보문고 등 기업이 입주해 있는 광화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힌다.

대림산업이 교보생명빌딩 리모델링에 나선 것은 2007년부터다. 약 2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건물의 뼈대만 그대로 놔두고 최신 공법과 신기술을 적용해 모든 것을 다 바꾼 리모델링 공사라고 대림산업은 설명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로 이뤄진 리모델링공사였지만 교보생명빌딩 주변을 지나면서도 공사사실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 빌딩 입주업체 종사자들까지 “공사를 하고 있냐?”는 반응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는 밤을 새워 작업하는 올빼미 공사와 일부 층을 비워두고 진행된 공사 때문이었다. 대림산업은 평일의 경우 입주업체가 퇴근한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주요 공사를 벌였다.

또 가장 먼저 꼭대기 4개 층 입주업체만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비우고 한 층의 공사가 끝나면 다른 층에 있는 입주업체가 그곳으로 옮기는 순환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비워진 4개 층 가운데 가장 아래층은 버퍼(Buffer)층으로 두고 그 밑에 있는 사무실에서 느낄 수 있는 소음 진동 분진을 차단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공사만 벌였다. 이런 방식으로 3개월에 1개 층의 내부공사를 완성하는 사이클로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공사를 수행했다.

리모델링공사가 끝난 교보생명빌딩의 외부는 경쾌하고 밝아졌으며 내부는 에너지절감형구조로 탈바꿈됐다고 대림산업은 밝혔다.

건물 옆면의 콘크리트 벽을 유리로 바꿔 조망과 개방감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건물 전면과 후면의 외부창호는 단층유리에서 복층유리로 바꾸고 내부 천장과 벽체에도 단열재를 새롭게 설치해 단열성능은 높아졌다.

각층 내부는 4개 영역으로 나누어 존(Zone) 별 냉난방 조절이 가능해졌으며 청결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층별 급배기 시설이 설치됐다. 여름철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심야전력으로 물을 얼린 후 얼음을 냉열원으로 이용해 주간에 냉방을 하는 빙축열 시스템을 설치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교보생명 빌딩은 지난해 12월말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리모델링 건물로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등급을 부여 받기도 했다. 친환경 녹색 빌딩으로 공인 받은 셈이다.

교보생명 리모델링 현장 소장 윤성도 상무는 “재실 리모델링은 임대비를 받으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고, 공사 후에는 임대료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발주처 입장에서 경제적 효과가 큰 공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