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구제역의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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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종말 | 폴 로버츠 지음 |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524쪽 | 2만5000원
창궐하는 구제역의 근본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닌 자본주의 시장에 있다. 가축을 더 크고 빠르게 키우기 위해 목장과 헛간에 있던 소와 돼지를 축사로 옮겨 집중 사육한 결과 전염병이 생기고 곧바로 확산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졌다. 각종 항생제와 화학사료는 가축들의 면역체계를 더욱 약화시켰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최저가를 요구하는 대형 가공업체와 대형 마트,소비자들의 압박이 있다.
《식량의 종말》은 이처럼 오늘날 대량 생산 · 소비의 식품경제 시스템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제역 · 광우병 · 조류독감 등의 질병에서부터 정크푸드 · 비만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식품시스템 전반의 수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책은 초식동물이었던 인류가 처음 수렵을 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던 때부터 카길 · 네슬레 · 월마트 · 맥도날드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유통 · 소비해 왔는지 각종 자료와 지표를 통해 보여준다.
또 위기의 해법으로 글로벌 식품유통 시스템을 지역 단위로 좁히고,단백질 보충은 육류 대신 어류를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유통업체에 넘긴 식품 통제권을 되찾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네슬레가 연간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건 소비자에게 시간 통제권을 주는 대신 음식 통제권을 가져간 결과다. 식품회사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포장식품에 주력하는 동안 세계에는 그로부터 소외된 10억명의 기아 인구가 있다는 사실도 저자의 위기의식에 힘을 실어준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식량의 종말》은 이처럼 오늘날 대량 생산 · 소비의 식품경제 시스템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제역 · 광우병 · 조류독감 등의 질병에서부터 정크푸드 · 비만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식품시스템 전반의 수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책은 초식동물이었던 인류가 처음 수렵을 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던 때부터 카길 · 네슬레 · 월마트 · 맥도날드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유통 · 소비해 왔는지 각종 자료와 지표를 통해 보여준다.
또 위기의 해법으로 글로벌 식품유통 시스템을 지역 단위로 좁히고,단백질 보충은 육류 대신 어류를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유통업체에 넘긴 식품 통제권을 되찾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네슬레가 연간 10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건 소비자에게 시간 통제권을 주는 대신 음식 통제권을 가져간 결과다. 식품회사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포장식품에 주력하는 동안 세계에는 그로부터 소외된 10억명의 기아 인구가 있다는 사실도 저자의 위기의식에 힘을 실어준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