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일본의 핸드백업체인 사만사타바사와 합작법인을 설립,국내는 물론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작년 말 인수한 중견 패션업체 NCF를 통해 롯데만의 자체 브랜드 개발에 들어갔다. 롯데의 국내외 유통망을 활용해 본격적인 패션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르면 이달 중 일본 사만사타바사와 한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3년 안에 30여개 롯데백화점 전 매장에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와 사만사타바사의 합작법인의 지분은 50 대 50이지만,경영권은 롯데가 갖기로 했다. 상품 기획과 제조는 사만사타바사가 맡는다.

1994년 첫 선을 보인 사만사타바사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핫 브랜드'로 꼽힌다. 톡톡 튀는 디자인과 비욘세,빅토리아 베컴,마리아 사라포바,이병헌 등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으로 연간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탓에 매출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디자인과 소재에 따라 6개 라인이 있으며,가방 가격은 20만원부터 300만원까지 다양하다. 롯데는 이중 중 · 고가 라인을 위주로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가 해외 진출을 꺼리던 사만사타바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인 데는 신동빈 그룹 부회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사만사타바사 경영진이 방한했을 때는 신 부회장이 직접 영접하며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사만사타바사는 가장 터프한 패션시장인 일본에서 검증된 브랜드"라며 "유통망만 뒷받침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백화점 점포수가 수년 안에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6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사만사타바사 측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롯데백화점에도 이 브랜드를 공동 진출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자체 패션 브랜드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작년말 인수한 NCF를 통해서다. 여성복 브랜드 나이스크랍을 운영하고 있는 NCF는 디자인 제조 판매 등 패션의 전 과정을 자체 소화할 수 있는 중견 패션업체다. 롯데 관계자는 "최근 NCF에 롯데만의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며 "현재 해당 부서에서 브랜드 컨셉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마루이백화점의 여성복 자체상표(PB)인 타스타스를 롯데의 대표 패션 브랜드로 키우는 작업도 병행한다. 일본에서 만든 제품을 단순히 수입 · 판매하던 데서 벗어나 국내에서 직접 만들기로 한 것.롯데백화점은 이를 위해 최근 GF(글로벌 패션)사업부 안에 16명으로 구성된 타스타스 디자인센터를 만들었다.

오상헌/강유현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