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2008년 상황 재연"연초부터 세계 각지에서 주요 식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상 기후로 인한 흉작,신흥국들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이 겹치면서 옥수수와 콩 등 주요 식품 가격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까지 크게 줄면서 2007~2008년의 글로벌 '식품대란'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세계은행은 13일 발표한 글로벌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식품 가격 상승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2008년과 비슷한 상황이 목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물 콩 선물가격은 6개월 새 50.2% 올라 부셸(약 27㎏)당 14.15달러에 거래됐다. 3월물 옥수수 가격도 같은 기간 78.2% 뛰어 부셸당 6.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다. 이날 옥수수와 콩 선물은 한때 상승 제한폭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3월물 밀 선물가격도 반년 동안 75.7% 올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지난달 설탕 육류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식량 파동 가능성을 경고한 지 1주일 만에 주요 식품 가격이 뛰고 있다. 이번 '식품 가격 쇼크'에는 올 연말 옥수수 재고 추정치를 11.7% 하향 조정한 미 농무부의 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재고가 2009년 말에 비해 56% 줄면서 15년래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옥수수와 콩이 주도한 이번 '식품가격 쇼크'는 밀과 식물성 기름,육류 등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시장 조사업체 애그리소스의 댄 배시 대표는 "최근 기상 이변에 투기 수요 등을 고려하면 향후 주요 곡물들이 최고가 기록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