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은행 인수 악재로 주춤하던 은행주가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국민연금 투자 한도 확대라는 겹호재에 힘입어 급등세를 탔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3.14% 오른 5만2600원에 마감했다. KB금융(3.08%) 우리금융(2.33%) 하나금융(3.78%) 등도 주가가 2~3%대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자'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경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보다는 대출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올라 은행들의 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내달 정도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걸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인상되자 최근 저축은행 인수 소식에 악화됐던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번에 그치지 않고 몇 차례 더 이어질 전망이어서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국민연금을 산업자본이 아닌 금융자본으로 간주하기로 유권해석을 내려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 없이 국민연금이 은행주 지분율을 최대 10%까지 늘릴 수 있게 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면 국민연금은 은행주 지분을 9%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최대 주주가 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실제로는 최대주주보다 낮은 4~8%대의 지분만 보유해 왔다"며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도 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은행주 추가 매수 여지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87%를 쪼개 블록세일하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면 국민연금도 지분을 인수할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판단할 문제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류시훈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