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계는 3D 콘텐츠 제작 경험과 의지가 별로 없어요. 서로 눈치보는 면도 있죠.우리 영화계가 할리우드나 해외 업체들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단편영화 및 비상업 콘텐츠라도 자꾸 만들어야 합니다. 3D영화의 성패는 일단 기술력과 노하우를 이해하는 전문인력 육성에서 갈립니다. "

컴퓨터그래픽과 디지털콘텐츠 전문가인 김재하 서울예술대 교수(사진)는 13일 '서울 국제 3D페어' 세미나에서 '한국 3D영화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진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2년 동안 국내 영화계의 투자가 크게 위축돼 투자자와 제작자들이 3D 분야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지만 결코 포기해선 안 될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후반작업 없이 단순 중계하는 TV방송은 3D가 더 유리합니다. 영화에서도 3D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대세잖아요. 그런데 '아바타'는 기획 단계부터 촬영기술과 장비 개발까지 10년 이상 걸렸어요. 우리 상황은 전혀 다르죠.기술적 표준화 작업은커녕 영화의 윤곽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리 비주얼(기획단계)'도 제대로 도입되지 않은 상태이고 투자도 3D이론 연구에만 집중돼 있어요. 전문 촬영기술,경험자,테스트베드도 부족해요. "

그는 국내 3D영화산업의 현실을 경영전략의 'SWOT 분석'으로 정리한다. "입체영상 기술의 표준화 정립과 매뉴얼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미국촬영인협회(ASC)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점,이미 상당한 수준의 3D그래픽 기술 등을 확보한 것은 강점(strength)입니다. 3D로 직접 제작하지 않고 기존 평면영상을 3D로 전환하는 데만 치중하는 점,전문가가 부족한 현실 등은 약점(weakness)이죠.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대기업의 진출 가능성은 기회(opportunity),영화산업의 침체와 3D 표준기술의 후발주자라는 점은 위협(threat)입니다. "

그는 "입체 데모 영상을 공동 제작하고 세계 최초로 3D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3D스튜디오나 테스트베드 등 기반시설에 정부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