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준대형차 시장의 대표 차종인 그랜저 신모델이 나왔다. 2005년 그랜저 TG 출시 이후 6년 만에 내 · 외관이 모두 바뀌었다.

현대자동차는 13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그랜저 HG'의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지난 25년간 국내에서 100만대가량 팔린 그랜저의 5세대 모델이다. 양승석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모두 동원한 만큼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4ℓ · 3.0ℓ급 모델 먼저 출시

현대차가 프로젝트명 'HG'란 이름으로 신차 개발에 착수한 것은 2007년 6월.3년6개월 동안 4500억원을 투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형 그랜저의 외관은 '웅장한 활공'이란 컨셉트에 어울리게 역동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길이 4910㎜,너비 1860㎜,높이 1470㎜이며 축거(앞뒤 바퀴간 거리)는 TG보다 65㎜ 늘어난 2845㎜다. 덕분에 기존 모델에 비해 실내공간이 더 넉넉해졌다.

신형 그랜저는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주력은 람다Ⅱ 3.0 GDI(직분사) 모델이다. 최고출력 270마력,최대토크 31.6㎏ · m의 힘을 낸다. 연비는 ℓ당 11.6㎞다. 세타Ⅱ GDI 엔진을 탑재한 2.4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은 201마력,최대토크는 25.5㎏ · m다. 연비는 ℓ당 12.8㎞.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3.3ℓ급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섀시통합제어장치(VSM),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TPMS),급제동 경보장치(ESS) 등 첨단 편의 · 안전장치를 대거 채택했다. 국내 준대형차 최초로 무릎 에어백 등 9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앞차가 멈추면 스스로 정지하는 '고등형 스마트 크루즈컨트롤(ASCC)'도 국내 처음이다.

이 밖에 개방감을 극대화한 파노라마 선루프와 고급형 나파 가죽시트,최대 14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운전석 전동시트,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을 달았다.

◆지금 주문하면 2개월 기다려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올해 국내에서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하반기부터 수출을 본격화해 해외에서도 2만대 이상 팔 계획이다. 내년 글로벌 판매목표는 12만대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14일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및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차량을 전시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에는 국내 최대 크기의 LED(발광다이오드) 옥외 광고판을 설치한다. 가격은 △HG240 럭셔리 3112만원 △HG300 프라임 3424만원 △HG300 노블 3670만원 △HG300 로열 3901만원 등이다.

사전계약자가 이미 2만3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남 아산공장에서 쏘나타와 혼류생산하고 있는데 최대 생산량이 월 2만~3만대 수준"이라며 "주문 현황과 생산량을 감안할 때 지금 계약해도 1~2개월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