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영업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기업분석 임무를 맡고 있는 애널리스트(애널)들의 시각은 특별한 것일까.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애널들의 '목표주가(Target Price)'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부는 기업이익이 줄었어도 목표가를 올리기까지 한다. '성장성'이 그 이유다.

14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어닝 스타트'를 끊은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영업실적은 당초 예상치보다 약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쇼핑, 고려아연, 한국가스공사, 글로비스, 제일모직, 하이닉스, 삼성SDI 등도 이번주 등장한 애널들의 4분기 예상실적 기업보고서에서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대한 애널의 투자의견은 하나 같이 '매수'다. 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2%나 줄어 컨센서스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으나, 목표가는 이전보다 13% 높아졌다.

애널들이 당장 기업이익 예상치를 내리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매수'할 것을 권하는 이유는 '성장성' 뿐이다. '뛰어난 기술력', '전방산업 투자 가능성', '해외 진출 확대' 등이 그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국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이익은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애널들의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되거나 목표가 산정을 위해 PEG 개념까지 도입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낙관적인 시장 컨센서스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과열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PEG(Price Earnings to Growth ratio)는 주가수익비율(PER)에 '성장성'의 개념을 포함시킨 것으로, 주당순이익(EPS) 성장률로 PER을 나눈 값이다. 다만, EPS 성장률은 앞으로 3~4년간 예상 EPS의 평균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