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복직을…."(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창의 · 인성 교육 매진을…."(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 장관과 장 위원장의 첫 만남은 '동문서답'으로 채워졌다. 두 사람은 14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30분가량 면담했다. 교원평가와 교사 징계 등 현안을 놓고 대립했던 양측 수장의 회동은 지난 1일 취임한 장 위원장이 투쟁노선 탈피를 선언하면서 만남을 제의해 성사됐다. 교과부 장관과 전교조 위원장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2월 김신일 장관과 정진화 위원장의 상견례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회동은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 장관이 "전교조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같다"고 말하자 장 위원장은 "가까운 길인데 힘들게 왔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는 입장 차이가 뚜렷했고 날 선 대화가 오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장 위원장은 교원능력개발평가 방안 개선과 시국선언 참여 등으로 해직된 교사들의 복직,강원 · 경기지역 고교 평준화 전환 허용 등을 요청했다. 교과부의 정책 기조를 바꿀 것도 요구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첫 만남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조속한 시일 안에 전교조와 단체 교섭을 재개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교육이 정치 · 이념적 갈등의 장이 돼 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부분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며 "주입식 암기보다는 글로벌 지식사회에 적합한 창의 인재를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은 '대화 재개'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와 전교조가 대화를 이어가는 데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음을 확인시켰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